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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골프장

더스타휴

hm 2022. 9. 20. 08:25

핸드폰을 바꾼 참에, 오랜만에 들른 골프장의 풍광이 아름다와서 사진을 새로 많이 찍었다. 경기도 양평의 더스타휴 컨트리클럽은 이래저래 (개인적으로) 얘깃거리가 많은 곳인데 오랜만의 방문이자 핸드폰을 바꾸면서 사진을 새로 많이 찍었기에 업데이트한다. 퍼블릭 부킹이 안되는 회원제 골프장이 아직 우리나라에 좀 남아있는데 그중에서도 더스타휴는 몇년전에 내 골프인생에서 처음이자 어쩌면 마지막으로 모르는 이들과의 "조인" 라운드를 했던 곳이다 (물론 국내에서라고 한정한다). 한동안 "혼골"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기도 했는데 나는 아직까지는 동반자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당시 우연한 기회에 더스타휴에서 공치실 분 모집 이런 게시글을 보고는 바로 연락을 했던 것이다. 골프친다고 전날 잠을 설쳐보기도 오랜만이었는데 초면인 분들 앞에서 실례는 안해야지 그런 생각을 하며 떠났었고, 초대해주신 회원은 생각보다 젊었는데 골프를 막 시작한 초보였고, 다른 두 분은 프로였다. 돌이켜보면 꽤나 이상한 조합이었는데 이래저래 힘든 하루였던 기억이다. 그래도 아름답게 잘 관리된 코스여서 여기는 뭔가 다르구나 했었다

이후에는 지인이 여기 회원인 것을 알게되어 자주 갔었으나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골프장 주인이 바뀌었는지 부킹이 어려워졌다며 자주 불러주지를 않았다. 대신에 꽤 근사한 리조트도 딸려있어서 두어차례 가족들과 가서 쉬다온 적이 있었고, 외진 곳이지만 조용하고 고급스런 분위기였다. 주인이 바뀌었다고는 해도 골프장의 관리나 (대중제로 바뀌기 전의) 레인보우힐스 느낌이 나는 클럽하우스의 차분한 분위기는 여전하다. 송호 씨가 설계한 18홀인데 탁 트인 경치에 울퉁불퉁 어렵게 보이지만 비좁은 코스도 아니어서 (RTJ 2세 설계인) 레인보우힐스보다는 훨씬 편안한 설계였다. 엄청난 고저차에, 중간에 우측으로 휘어지는 스타 2번이나 저멀리 잘 보이지도 않는 페어웨이로 티샷을 해야하지만 막상 가보면 아하 이쪽으로 왔어야하는구나 기발한 홀이네 싶은 휴코스 8번은 (특히 여기는 무조건 빽티/블루티로 가야한다)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홀들이었다. 화이트티에서는 그저 오르막이 심한 우도그렉 홀이지만 빽티에서는 페어웨이의 일부만 살짝 보이기 때문에 힘이 들어간다. 계곡에 공을 빠뜨릴까 두려움과 캐디의 조언에 대한 신뢰가 파냐 양파냐를 좌우하는 홀이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송호 씨의 설계로는 여기가 탑이 아닐까 싶은데 나는 송추 cc나 동촌도 근사하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나라 산악지형의 아름다움을 극도로 살리는 재주에는 감탄할 수밖에 없다. 송호 코스는 여기 근사하네, 오늘 스코어가 괜찮겠네 생각으로 시작했다가 왜 이렇게 생각대로 안될까? 싶게 편안함과 난이도가 공존하는 설계라고 본다.

무슨무슨 매체에서 우리나라 베스트코스를 발표한다. 광고와 편견이 섞여있을 리스트지만 그래도 영 허투루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순위권에 올라간 골프장들은 대개 고급스럽거나 코스가 좋거나 아니면 둘다거나 그렇다. 반대로 생각하면, 여기는 코스는 좋은데 너무 비싸고 폐쇄적이네, 고급지고 가성비는 짱인데 골프치기에는 별로네 그런 평이 나올 수도 있을 곳들이다. 리스트에서 내가 아직 가보지 못한 곳들도 몇몇 있지만 거의 대부분을 한번 이상은 가본 입장에서, 나라면 "베스트코스로 꼽히지 못한" 골프장들 중에서 탑텐을 만들어보고 싶다. 그리고 거기에는 더스타휴가 한자리를 차지할 것이고, 이유를 묻는다면 "예뻐서"가 답이다. 코스나 관리상태, 내장객에 대한 케어 등등도 평균 이상인 더스타휴라도 골프장이 놓인,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지형을 더 근사하고 예쁘게 바꿔놓았다.

 

여기가 17번 홀의 빽티박스. 저기 보이는 바위보다도 왼쪽으로 티샷을 보내야한다

 

화이트티에서라면 이렇게 보인다

 

 

바위보다 우측으로 티샷이 간 (암울한) 상황



페어웨이 좌측으로 공이 갔다면 이렇게 그린이 보인다



17번홀 그린에서 내려다본 모습



이어지는 대망의 휴 9번 (18번) 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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