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issful Meadows, Uxbridge, MA
십년쯤 전에 딱 한번만 가봤던, 그러나 당시의 강렬했던 인상이 지금껏 남아있는 Blissful Meadows 골프클럽을 드디어 재방문한다. 첫번째로 갔던 당시도 뉴잉글랜드의 단풍이 절정이던 늦가을 어느날이었고, 뉴욕에 다녀오던 길에 좋은 평가를 받던 이 골프장을 지나치게 되면서 즉흥적으로 들렀던 것인데 백돌이에게 가혹하게 어려웠지만 몇몇 홀에서 바라보았던 경치는 이후 내 기억에서 골프장 풍광의 기준처럼 자리잡았다. 보스턴에서는 차로 꽤나 가야하는 지역이라서 당시에는 다시 가볼 엄두가 나지 않았었고, 다만 보스턴 직항이 없던 시절에는 뉴욕 JFK 공항에 내려서 차로 올라가곤 했기 때문에 언제라도 기회가 생기겠거니 했었는데 대한항공 직항노선이 생기면서 그저 언젠가는 하며 추억으로만 남아있었다. 이번에 숙소를 잡은 Marlborough 지역에서도 한시간을 운전해야하지만, 가격이 십년전에 40불 정도였는데 지금도 (카트비를 따로 받지만) 십여불 정도가 인상되었을 뿐이니 찾아가볼 가치가 있을 것이었다. 참고로 이 골프장은 Brian Silva 설계이며, 원래 은광산이 있던 지역이라 13번 홀에 예전의 갱도 입구가 아직 남아있다고 한다.
미국도 올해에는 무지하게 더운 여름을 지났다고 한다. 10월 초순이라면 뉴잉글랜드 산세에 슬슬 단풍이 들어야할 시기인데 아직 파릇파릇하다. 대신에 벤트그라스 페어웨이에는 부분적으로 누래진 곳이 눈에 거슬렸는데 워낙 풍광이 좋은 동네라서 큰 문제가 아니었다. 그리고 새삼 느끼는 것인데, 특히 파 3 홀들을 극적으로 아름답게 만드는 Brian Silva의 능력은 여기서도 발휘되고 있다. 파 3 그린을 티박스에서 아래로 내려다보이게 만들면서 그린 주변의 반은 가파른 낭떠러지나 벙커로, 반대쪽 사이드로는 페어웨이를 길게 조성해서 도전하거나 투온으로 만족하거나를 선택하게 한다. 반면 Blissful Meadows의 파 4 홀들은 좁고 짧으면서 도그렉이라 어렵게 느껴진다. 이런 홀들은 세컨샷 지점에서 그린을 바라보면 숲으로 둘러싸인 자그마한 원 정도가 보이는 것이 고작이라 때로는 무시무시했다. 그린마저 빨라서 힘겹게 보기를 반복하다가 마지막 18홀에 와서야 세컨샷이 홀컵에 붙어서 버디를 했다. 클럽하우스를 배경으로 그린이 있는 이 홀이 가장 아름다왔기 때문에 완벽한 라운드였다고 할 수 있겠다. 한가지 불만은, 이쪽 동네에는 꽤나 유명한 사격장이 있어서 (특히 주말에는) 라운드 내내 온갖 종류의 총소리를 들어가며 친다. 새소리, 바람소리만 들리는 한적함을 기대한다면 다른 지역을 알아봐야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