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올해들어 벌써 세번째 일본행인데 두번은 짧게 다녀와서 이번에서야 골프채를 챙겨가지고 왔다. 간사이 공항으로 들어와서는 오사카나 고베로 향하지 않고 와카야마 현에서 골프를 친다. 첫날 향한 곳은 (오사카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면 가격이 싸지겠다 싶어서 (그런데 일본은 워낙 골프장이 많아서인지 꼭 그렇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한시간 이상 떨어진 이나미 컨트리클럽 후지 (いなみカントリークラブフジ)를 부킹했는데, 27홀 플레이에 (1.5R이라고 하더라) 9천엔 미만으로 친다. 와카야마 현의 바닷가에 가토 슌스케 (加藤俊輔) 설계인 18홀 골프장이며, 8개의 홀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플레이한다고 했다. 오사카 부근은 이미 벚꽃이 져버린 봄날이었는데 아직 잔디에는 초록물이 덜 들었고, 때아닌 폭풍우가 ..
춘천의 라비에벨은 정말 오랜만에 가보는 것인데 성수기에는 부킹이 너무 어려웠던 탓이다. 처음 생기던 당시에 달랑 하나만 있던 18홀 코스는 이제 라비에벨 올드코스가 되었고, 나중에 송호 씨의 설계로 추가된 듄스 코스는 그나마 부킹이 수월했어도 가격대가 높았다. 산요수 골프리조트로 원대하게 시작했다가 망한 스토리는 이제 유명한데 그래도 시공사였던 코오롱의 의지 덕택에 (계획했던 54홀은 아니라도) 36홀의, 매우 독특한 두 코스를 갖춘 골프장이 되었다. "숲속의 듄스"라고 좀 이상한 기치를 내세운 듄스는 그래도 산속에 있으니까 간척지에다 평평하고 재미없게 만든 현대더링스 같은 곳보다야 좋은 경치일 것이다. 처음 생각에는 나무심을 돈을 아끼려고 대충 모래밭과 갈대숲으로 조경을 완성해놓고는 듄스라고 이름붙인 ..
충북 제천의 힐데스하임 컨트리클럽이 킹즈락 골프장으로 이름을 바꾼 것이 몇년전인데 (아마도 제천 힐데스하임의 원래 주인이었던 것으로 생각되는) 모 건설사가 음성군에 만들어 새롭게 개장한 27홀 골프장에 이 이름이 붙었다. 임상신 씨가 설계했다고 하는데 킹즈락도 원래 이 분의 작품이었으며, 좀 극적이고 어려운 코스를 지향하는 디자이너지만 음성의 힐데스하임은 애초부터 노캐디 셀프라운드를 겨냥하고 만들었기에 가급적 넓고 평탄하게 조성했다고 한다. 월송리나 일본의 골프장들처럼 5인승 카트가 유도로를 따라 굴러가는 식인데 이제 우리나라도 노캐디 셀프라운드가 대중화되면 좋겠다. 위치는 거의 충주라고 해도 좋을 동네라서 서울 출발이라면 좀 멀다. 클럽하우스는 새로 만들어서 깔끔했다. 우리는 이날 레이크/힐 코스의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