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잠깐 갔다가 귀국하는 길에 몇일 휴가를 내서 방콕을 경유하기로 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출발한 타이항공이 수완나품 공항에 내린 것이 오전 6시반. 택시를 기다리며 몽키트래블에 접속해서 바로 예약한 곳이 공항에서 십여분이면 도착한다는 Lakewood 컨트리클럽이다. 공항 주변에 (여기는 방콕이 아니라 엄밀히 말하면 사뭇프라칸이라는 지역이다) Muang Kaew, Thana City 등의 골프장들이 많았는데 어차피 다들 안가본 곳이기도 했고, 레이크우드는 27홀이라 (Lake/Wood/Rock 코스) 잘하면 다 돌아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었다. 여기는 J. Michael Poellot 설계인데 가격도 살짝 비쌌기 때문에 (캐디팁 제외 8만원) 나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공항에서 거리는 10..
귀국하는 날의 오전에 운동하는 골프장은 숙소에서 지척이었던 동방지성 골프클럽 (東方之星高爾夫球場)이다. 영어로 Oriental Sunstar라고 되어있으나 막상 골프장에 가보면 Orient Star라고 적힌 안내판도 있으며, 라커의 수건에는 東方日星이라고 인쇄되어있는데 아무튼 어느 쪽이듯 동방의 (태양)별이다. 여기는 특이하게도 Lee Trevino가 설계했다고 하는데 선수로나 유명했을 그가 골프장도 직접 디자인했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미국, 멕시코, 아시아 등에 트레비노 디자인의 코스들이 많다. 그러다보니 여기가 나의 첫번째 Trevino 코스가 되었다. 시내에 있더라도 클럽하우스의 상태는 오래된 미국 퍼블릭같았고, 다만 주말이어서인지 사람이 많았다. 시작하는 1번부터 파 5 홀이었는데 저멀리 내려다보이..
대만에서의 이틀째, 숙소에서 약간 아래로 내려가서 먀오리 (明德)에 있는 The Royal 이다. 이름부터가 더로얄인데 여행사에서는 황가로얄이라고 적어주었지만 현지에서는 먀오리황가 골프클럽 (明德皇家高爾夫球場)으로 부르는 모양이었다. 그냥 한자로 皇家, 영어로 더로얄 골프클럽인데 황가로얄이라고 하는 것도 좀 이상하다. Robert Trent Jones 주니어가 설계한 18홀 골프장으로, 함께 설계에 참여한 이들로 Donald Knott, Gary Linn 등이 언급되고 있다 (RTJ 회사에서 일하며 안양 cc 리노베이션 등의 실무를 담당했던 분들이며, 대만에서는 이 팀이 Sunrise 등을 만들었다). 설계자를 보면 어제 플레이한 Paoshan에 비해서는 조금 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리고 진입로..
내 인생에서 첫번째 대만 골프장. 몇년전부터 대만이 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나는 서너번 타이페이에만 (출장으로) 가보았다가 별로 좋은 인상은 아니었기에 (음식이 싸고 친절하나 번잡스러웠다) 이러한 열풍이 잘 이해되지 않았었다. 코로나가 끝나고 다시 가볼 기회가 생겼는데 굳이 맛집을 찾아다니거나 할 생각은 들지 않던 차에 이번에는 몇번 골프를 치기로 했다. 처음이기도 하고, 대만에도 골프장이 있기는 할까? 수준의 사전지식이었기 때문에 여행사를 통하기로 했는데 밤늦게 도착해서 차로 한시간을 이동해 묵은 호텔은 타이페이에서 남쪽인 타우펀 시에 있었다. 다음날 아침에 방문한 곳이 보산 골프클럽 (寶山高爾夫球場). 몽키트래블 등에는 나와있지도 않아서 좀 가성비 골프장이다 싶었으나 의도했다기보다는 여행사에서 ..
이 추위에 골프치겠다고 저멀리 충남 당진의 바닷가까지 가야하느냐 말들이 많았지만 새로 생겼다길래 내가 우겨서 가보자고 했다. 간척지에 만들어진 골프장이니까 대충 어떨지 감이 오긴 했지만 링크스/파크/듄스 코스의 27홀에 그린피도 (서울에서 먼데도) 주말에 20만원이 넘어가니까 뭔가 인기있을 이유가 있겠거니 했다. 서해안고속도로를 따라 행담도 휴게소를 지나가야하니 서울에서라면 멀기도 한데 가는 길은 그럭저럭 빨리 간다고 해도 올 때는 교통체증을 각오해야 한다. 설계자가 누구인지 홈페이지에 밝히고 있지 않아서 구글링을 해보니 안세원 씨라고 하는데 이 분은 군산 cc를 (회원제 말고 대중제 63홀) 디자인한 경력이 있다고 한다. 아무튼 올해 7월에 개장했다고 하니 따끈따끈한 골프장이다. 그런데 골프장으로 들어..
이포 컨트리클럽의 위치는 보통 곤지암이라고들 하는데 실은 좀 지나쳐서 여주 쪽이고, 남한강의 아랫쪽이기 때문에 양평에서 더 가깝다고 봐야한다. 1992년에 김명길 씨가 설계해서 개장한 18홀 골프장인데 나는 오래전 한번 가보았을 뿐이지만 다들 쉬운 곳이라고 했음에도 무지 못쳐서 골프를 접어야하나 그런 실망을 했던 기억이 있다. 서울에서 가까운 위치로 보면, 이번이 두번째 방문이라는 것이 신기할 정도인데 가격이나 부킹의 어려움 등으로 그동안 외면했던 모양. 이번에는 누가 여기를 잡았다며 가자고 하길래 정말 쉬운 골프장인지, 실력이 좀 나아진 지금은 어떻게 느껴질까 설레는 마음으로 따라나섰다. 주말이라면 정체가 극심할 위치지만 평일 오후라 괜찮지 싶었다. 그리고 (코로나를 겪으면서 돈을 많이 벌었는지) 예전..
올해 10월은 주말마다 일본에서 보내고 있는데 이번에는 치바보다 윗쪽인 이바라키 현의 쓰쿠바 시에서 일정이 있다. 쓰쿠바 시는 오래전 세계박람회가 열렸던 것으로만 기억나는 동네로, 관광지로 유명한 곳은 아니지만 역시 일본답게 골프장이 널려있었다. 골프칠 시간이 딱 하루뿐이어서 좀 좋은 곳으로 가보려 했으나 어디가 좋은지 알 리가 없으니 그저 공항에서 가깝고, 평이 좋은 골프장으로 잡았다. 카난골프클럽 (霞南ゴルフ倶楽部)은 霞南을 "카난"이라고 발음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으나 라쿠텐 등에서는 카스미나미라고 적혀있었고, 골프장 홈페이지에는 (영어로) Kanan이라고 해놓았으니 둘 다 맞을 것이다. 가토 슌스케 (加藤俊輔) 씨가 설계하여 처음 개장했을 당시에는 토네 (利根) 골프클럽이라는 이름이었고, 지금은 ..
아무리 골프비용이 저렴한 일본이라고 해도 주말에는 상대적으로 비싸지기 때문에 (특히 도쿄 인근에서는 20만원 선까지 올라간다) 다시 이바라키현의 윗쪽으로 올라가서 이번에는 미토 골프클럽 (水戸 ゴルフクラブ)이다. 동서/남북 코스의 36홀 골프장인데 설계를 아이야마 타케오 (相山 武夫) 씨가 했다고 하며, 꽤나 평점이 좋은 편인데도 점심식사를 포함하여 14만원 정도로 예약할 수 있었다. 좋은 날씨에 한산한 고속도로를 달렸는데 렌트한 토요타 하이브리드의 연비는 놀라울 정도라서 도무지 오일게이지가 떨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막상 골프장에 도착했더니 주말이라 그런지 골프시즌이라서인지, 아니면 이제 일본도 골프의 붐이 일기 시작했는지 주차장에 자리가 없을 정도로 풀부킹인 모양이었다. 게다가 36홀 코스라 스타트 광..
숙소를 치바현 북쪽으로 했더니 바로 윗쪽의 이바라키현으로 넘어가면 평점이 높은 골프장도 가격이 저렴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금요일부터 가격이 좀 올라가기 때문에 이날 잡은 골프장은 가사마 시에 위치한 컨트리클럽 더레이크스 (カントリークラブ ザ・レイクス)로, 치바 현의 숙소에서는 한시간 이상을 북쪽으로 올라간다. 27홀 (OUT/IN/NEW) 코스에, 설계자로는 아오키 이사오 (青木功)와 히구치 히사코 (樋口久子) 씨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히구치 히사코는 1977년에 동양인 최초의 메이저 우승을 (LPGA 챔피언십) 했던 유명한 골퍼이며, 더 유명한 아오키 이사오 씨는 (US 오픈에서 2위를 하고, 1983년에는 일본인 최초로 PGA 투어에서 우승하는 등)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이 올라가있는 분이다...
치바 현에는 문레이크 골프클럽 (ムーンレイクゴルフクラブ )이라는 이름으로 두개의 골프장이 (이 이름의 골프장은 일본 곳곳에 더 많이 있음) 검색되는데 이치하라에 하나 (이치하라 코스), 그리고 모바라 시에도 Moonlake 골프클럽 모바라코스 (茂原コース)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있다. 두 골프장이 차로 30분 정도 떨어져있으니까 (주인은 같을 수 있지만) 완전히 다른 골프장이다. 모바라코스는 2000년에 개장했다니까 일본에서는 비교적 신생 코스인 셈인데 18홀 전체에 조명이 설치되어 야간 라운드도 가능하다고 한다. 설계자를 찾아보니 사토 겐타로 (佐藤 謙太郎) 씨라는 낯익은 이름이 나오며, 이 분은 우리나라에서도 떼제베, 서서울, 양평 TPC 등의 여러 골프장을 만들었다. 그런데 숙소에서 1시간 정도의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