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국내 골프장

대영힐스

hm 2020. 7. 24. 07:06

충주 초입에 대영베이스 18홀과 함께 27홀 대영힐스가 있으니 올해가 가기전에 다 돌아볼 생각을 했었다. 주지하다시피 여기는 평일에도 풀부킹인 인기 퍼블릭이며, 취소분이 나오는 경우 당일에도 초저가 프로모션이 나오는 골프장이다 (그래서 2부 티타임은 항상 좀 밀린다고). 이름처럼 대영베이스는 분지에, 힐스는 계곡을 따라 지어져서 여기가 조금 더 어렵고 재미있다고들 했는데 작년에 그린이 많이 상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그러나 워낙 많은 팀을 받는 곳이라 그린이 좋으면 이상하다). 아무튼 요즘 금요일 오후에는 여기만큼 싼 곳을 잡기 어렵기 때문에 (몇주 전에 잭니클라우스에서 냈던 1인 비용으로 여기서는 4명이 친다) 열심히 운전해서 간다. 저번에 왔을 당시에 바로 입구에서 올갱이국을 먹었는데 오래전 충주에 살던 당시에는 대체 이딴 걸 음식이라고 먹냐 했었으나 세월의 탓인지 꽤나 맛나게 먹었던지라 이번에도 같은 식당에서 같은 메뉴로 점심이다. 역/청/미 코스의 27홀인데 우리는 미/청 코스의 순서로 돈다.

그래도 날씨가 좋고 비도 많이 내린 해라서 잔디가 나쁘지 않았다. 코스의 관리상태는 (거의 모든 홀의 티박스는 매트였고, 그린은 심하게 느리고 울퉁불퉁) 이해가 갔는데 수많은 내장객을 견뎌내었고, 더위와 장마를 겪은 골프장이기 때문이다. 설계를 봐도 산자락을 돌아나가는 전형적인 우리나라 골프장이고, 이런 우리나라 코스의 풍경은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다. 한때는 저멀리 지평선이 보이는 황량한 코스를 좋아했었는데 그런 곳은 그저 이국적이었을 뿐 이내 산세를 그리워하게 된다. 늦은 시각의 티타임이라 후반의 몇몇 홀들을 조명 아래에서 플레이한 것이 좀 아쉬웠는데 나는 눈이 나쁜 탓인지 아무리 밝아도 인공조명은 별로다. 하지만 레슨을 받고 있지만 정말 발전이 없구나 했던 내 골프도 막상 필드로 나와보면 생각보다 괜찮았다. 작은 백스윙에 좀 빠르게 휘두르고, 상체가 따라나가지 않으면 다 똑바로 가는데 몸이 피곤하거나 하면 여지없이 오버스윙 아니면 몸이 먼저 열려버린다.

요즘에 드는 생각인데 고급스런 회원제보다 이렇게 내장객이 많은 퍼블릭의 캐디들이 더 능숙하다. 뭔가 상류층이 된듯 착각하게 만드는 친절은 좀 부족해도 별별 진상들을 상대해봤을 노련함이 느껴진다. 종종 이 캐디는 일을 하는 건지 갤러리를 온 건지 헷갈리는 수도 있지만 하루에 두 팀씩 상대하면 돈도 적지 않게 번다고 한다. 우리나라 골프장의 캐디는 진행을 빼기 위해 존재한다는 느낌이 있지만 여유로운 기다림보다는 소몰이 라운드가 덜 지친다. 물론 이건 내 생각이고, 느릿느릿 진행에 그늘집에서도 30분은 쉬면서 막걸리라도 마셔야 기분좋은 라운드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은 모양이다.

 

'국내 골프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블루원 상주  (0) 2020.07.25
옥스필드  (0) 2020.07.25
파크밸리  (0) 2020.07.23
진천에머슨  (0) 2020.07.22
비콘힐스  (0) 2020.07.21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TAG
more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