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자 제주

사실 이런 식의, 9홀 두번 도는 퍼블릭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제주도에서 처음 머리를 올리는 한** 선생을 위해 여기로 집았다. 그런데 의외로 관리상태도 썩 괜찮고 난이도도 있는 그런 골프장이다. 제주시에서 가까운 한화리조트 안에 있는 코스인데 (동네 이름은 봉개라고 해서 현지에서는 봉개프라자라고들 부른다) 한라산 자락을 따라 꽤나 올라왔음에도 아침에는 안개가 심하더니 다행히 곧 개여서 멋진 경치가 드러나게 되었다. 티박스 두개, 그린도 두개를 쓰는 식인데 티타임을 예약하기는 했지만 그냥 가서 순서대로 치는 식인 모양. 락커룸에 샤워실도 부실한 것이 캐디만 안 쓰면 미국 퍼블릭이나 비슷한데 가격은 비슷하지 않다 (제주도민이나 연간회원으로 가입하면 꽤 저렴한 모양).

한화그룹이 주인인 프라자 cc는 용인에도 있는데 거기는 36홀 대단지 골프장이다. 이름인 "plaza"를 프라자라고 발음하는 것은 고유명사니까 그러려니 한다. 여기 설계를 누가 했는지 모르겠으나 역시 위치가 제주도라 경치는 좋다. 특히 제주에서만 느낄 수 있을 원시림 속으로 들어가는 4번 (13번)의 느낌은 최고였고, 7번 (16번) 홀의 아일랜드 그린도 나쁘지 않았다. 우리가 칠 시간에는 비가 와서 사람이 거의 없었지만 끝나면서 보니까 라이트 시설이 되어있어서 주변 로칼들은 일과를 마치고 오는 모양이었다. 아무튼 9홀 퍼블릭이래서 가졌던 편견을 깨어버린 즐거웠던 라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