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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골프장

파인스톤

hm 2020. 8. 9. 06:57

충남 당진에 있는 대중제 18홀 골프장인데 좋다는 얘기는 종종 들었기에 언제 일박이일로 한번 가야겠거니 했었다. 그러다가 몇주전 세종 레이캐슬에서 운동하다가 후배가 파인스톤은 가보셨어요? 묻길래 거기는 좀 멀지 않나? 했더니 에이 서울에서라면 세종시 오는 것보다 덜 걸려요 해서 한번 와보기로 했다. 십여년전에 개장한 당시에는 회원제였다는데 아무튼 지금은 퍼블릭이며 인기가 좋은지 부킹하기가 좀 어려웠으나 가격은 저렴한 편이었다. 파인스톤은 염전을 매립한 골프장인데 비슷하게 만들어진 솔트베이유니아일랜드와는 다르게 마치 산악지형처럼 조경을 했으며, 설계자로는 성치환 씨와 Tom Peck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래서인지 굳이 비교하자면 스카이 72 클래식 코스의 업그레이드 버젼 정도.

코로나에 장마에 거기까지 가야하나 걱정이 있었어도 일단 도착하고보니 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는 그쳤어도 오후에는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일단 클럽하우스에서 바라보는 코스의 모습이 근사했는데 매립지 코스라서 이 모습이 가장 잘나온 사진이 된다. 라운드 내내 경치에 감탄하기는 했으나 사진으로 찍으면 밋밋하게만 나올 뿐이다. 그래도 페어웨이 사이에다가 소나무를 빽빽하게 심어놓아서 황량한 링크스 코스로 보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장타자에게는 버디를 도전하게, 티샷이 짧으면 충분히 돌아갈 여지를 만들어놓은, 좋은 디자인이었다. 대표적으로 파인 8번의 경우 아일랜드 그린으로 향하는 파 5인데 이런 식이야 요즘에 흔하지만 티샷이 좋았다면 그린으로 세컨샷을 노려볼 생각이 들 것이고, 나같은 경우에는 페어웨이 끝까지 가서 거기서 써드샷으로 웨지를 잡을 수 있다. 후반에서도 스톤 8번이 비슷하게 아일랜드 그린인데 여기는 파 3 홀이며, 해질 무렵에 티샷을 하면 낙조가 장관이다.

 

Tom Peck 씨가 관여했으므로 잭니클라우스 코스의 특징인 약간 솟아있으면서도 벙커나 해저드로 방어된 그린은 여전했다. 그래도 역시 평탄한 코스라서 어디 산속에 있는 코스보다는 공이 잘 굴러올라간다. 벙커도 많은 편인데 대개 그린을 향해 내리막 라이로 만들어져있어서 빠져나오기가 만만하지 않았다. 벙커에 들어가면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으므로 가능한 안전하게 어프로치할 필요가 있다. 물을 넘어가야하는 홀들도 많았지만 모래냐 물이냐 고민된다면 차라리 물쪽으로 치는 편이 나았다. 페어웨이의 잔디상태는 오랜 장마를 감안하면 나쁘지 않았고, 양측으로 소나무 숲쪽으로 갈수록 발목을 잡는 러프가 기다리고 있으므로 페어웨이를 지키는 것이 좋은 스코어를 얻는 길이었다.

좋은 골프장에서 잘 놀기는 했는데 여기는 대체 어떤 사람들이 주로 오는지 캐디의 친절함이 좀 과잉이었다. 우리는 내기를 하지 않았지만 첫 홀의 스코어는 묻지도 않고 일파만파였고, 약간 벗어난 공은 잽싸게 집어서 안쪽으로 던져놓는다. 그린에서도 홀컵을 스쳐서 한참을 지나간 공을 집어들고는 "오케이쥬?" 하는데 그냥 웃고 말았다. 이래서야 코스의 변별력이 무슨 소용이냐 싶었으나 다들 넘어가길래 나도 모른척하기로 했다. 덕택에 모처럼 좋은 스코어를 적었고, 끝나면서 생각하니 백돌이들의 놀이인데 너무 빡빡하게 칠 이유도 없겠구나 그런 생각도 했다. 아무튼 좀 멀리까지 가긴 했지만 파인스톤에는 다시 기회가 되면 재방문 의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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