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드

2025. 11. 8. 06:38·국내 골프장

자칭 코스 콜렉터인 내게도 아픈 손가락처럼 남아있는 지역이 있으니 부산과 경남 지역에서는 가본 골프장이 그렇게 많지 않다. 종종 부산을 가기는 했으나 외지인이 부킹하기에는 회원제가 많은 동네라서 좋다는 골프장들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가 드디어 아시아드 컨트리클럽을 방문하게 되었다. 여기는 이름의 변천사가 그대로 골프장의 역사가 되는 곳인데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을 위해 개건설되면서 아시아드라는 이름이 붙었고, 당시의 설계자는 Perry Dye였다. 2019년부터 미국 LPGA 대회를 유치하면서 Rees Jones가 대대적으로 리노베이션을 했는데 동시에 이름을 LPGA International 부산으로 바꾸었고, 2022년에 계약이 종료되면서 다시 원래의 아시아드로 돌아왔다. 이런 사연으로 지금도 부산광역시가 대주주라고 한다.

주지하다시피 Rees Jones는 Robert Trent Jones의 큰아들이다 (RTJ 주니어는 둘째 아들). 메이저 대회가 열리는 골프장들을 리노베이션하는 전문가로 유명한데 Dye 디자인이 관여한 원래의 코스도 훌륭했겠지만 초반의 평가는 어려워서였을까 쉬워서였을까 (아시안게임 코스들은 대체로 쉬운 편이라고 한다) 썩 좋은 편이 아니었던 모양이고, LPGA 대회 이후에는 다들 좋아졌다고들 한단다. 바로 붙어있는 베이사이드가 평이 훨씬 좋았지만 여기도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 레이크/밸리/파인 코스의 27홀인데 이날 우리는 레이크와 밸리를 돌았다.

원래가 Dye 코스였는데 전혀 그런 느낌이 없게 쉬운 코스였다. 아시안게임을 위해 설계했으니까 너무 어렵지는 않게 만든 모양이나 이후의 리노베이션으로도 짧은 전장은 어쩔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드라마틱한 경치도 아니었지만 따뜻한 날씨에 잔디의 상태도 좋아서 재미있게 쳤다. 레이크나 밸리 코스나 기억에 남을만한 홀은 딱히 없었다. 시에서 운영하는 회원제 골프장인 것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늘집의 음식들은 싸고 맛있어서 코스보다 더 인상적이었다. 라운드를 마치고 씻으러 들어가면서 보니 한때 PGA에서 활동하던 *** 프로가 와있어서 그를 알아본 몇몇이 싸인도 받고 사진도 찍고 하더라. 나도 한때 (그의 스윙을) 좋아했던 프로라서 사진이라도 찍자며 다가가는데 동반자인지 매니저인지 앞을 막아서며 제지한다. 케이팝 아이돌도 아닌데 나도 굳이 우길 생각은 없어서 돌아섰는데 언제부터인가 프로골퍼가 아마추어보다 윗계급인양 생각하나보다 싶으니 좀 우습다. 도박판에서 좋은 패를 들면 오야라는 식으로 골프장에서야 잘치는 사람이 형님이라고 하지만 돈벌자고 공치는 사람이 취미로 치는 이들에게 갑일 수는 없을 것이다. 아마추어만이 진정한 골퍼로 받아들여지던 (바비존스 시절) 백년전이 아니라도, 연예인을 딴따라라며 비하하던 시절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프로님 어쩌고 하면서 떠받드는 모양새도 보기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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