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은 종일 비예보가 있었는데 추운 겨울에 맺힌 한을 풀기라도 할 작정으로 일단 나가보기로 했다. 1월의 캘리포니아 날씨를 보면 LA 인근에는 건조해서 산불로 난리고, 샌프란시스코는 폭우다. 예전에 샌프란시스코에 가는데 가볼만한 골프장이 어딜까요? 이런 질문을 골프 사이트에서 보았는데 이구동성으로 추천되는 코스들이 있었다. (Olympic 클럽 같은 회원제는 제껴두고) TPC Harding Park, Half Moon Bay, 아니면 여기 Presidio였다. Presidio라는 이름부터가 스페인어로 요새라는 뜻이라고 하며, 오랜 기간동안 샌프란시스코 만을 굽어보는 군사기지로 쓰이던 곳인데 군인들 전용의 골프장도 하나 있었던 것이다. 백년도 전인 1885년에 Robert Wood Johnstone이 설계..
토요일 오전에 티타임이 남아있는 골프장이 별로 없어서 결국 다시 Canyon Lakes로 간다. 몇년전에, 그때도 1월 비슷한 시기였는데 속옷까지 젖을 정도의 빗속에서 치면서도 뭔가 진흙속의 진주를 찾은 느낌으로 즐겁게 쳤던 코스가 여기다. 위치로는 The Bridges 골프장과 붙어있는 18홀 코스인데 둘다 훌륭한 코스지만 이상하게도 이쪽이 몇십불 싸서 이상하다고 느꼈었고, 당시에는 인당 35불에, 이번에는 (토요일이지만) 85불을 냈다. Ted Robinson 시니어가 설계한 주택가 코스로 정식 명칭은 Canyon Lakes Golf & Brewery라서 골프장과 함께 양조장 (아마도 맥주를 생산하는 모양이다)을 운영한다. 주택가라고는 해도 홀들이 언덕을 따라가기 때문에 어려우면서 경치가 생각보다 좋..
오전 일정을 소화하며 오늘은 어디를 가볼까 Golfnow, Teeoff 등의 앱을 켰더니 웬만한 골프장은 오전 티타임이 없어서 결국 예전에 가봤던 Lake Chabot 골프클럽으로 정했다. 여기가 한때는 베이 지역에서도 가장 저렴한 골프장으로 유명했는데 코로나 직전에 인당 20불에 쳤던 기억이 생생하다. 기억이 나는 이유가, 당시에 Groupgolfer 바우처를 25불씩에 팔고 있어서 살까말까 망설였었는데 막상 가보니 그린피에 카트까지 20불을 받고있어서 이게 뭐냐 했던 기억이 있고,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12번 홀에선가 카트가 고장나버려서 중단했던 기억도 난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San Mateo 다리를 건너서 오클랜드 지역에 있는데 진입도로의 경사가 엄청났고, 막상 골프장으로 들어서려면 여러 홀들..
12월초에 조호바루에서 몇일간 36홀씩 치면서 이짓도 이제는 힘들구나, 나도 나이가 드나보다 그랬더니 한동안 쉬게 되었다. 그러고나서 날씨가 추워진 탓도 있을 것인데 이왕 쉬는거 겨우내내 근력운동이나 해야지 했으나 (언제나 그렇듯이) 빈둥빈둥 몇주를 보내니까 다시 손이 근질근질해지던 참이었다. 겨울철 샌프란시스코가 골프치기에 아주 좋지는 않은데 영상 십몇도에 초록의 잔디가 있으니까 올때마다 한두번씩은 골프를 치기는 했었던 동네. 이번에도 무리하지 말고 시간이 나면 나가보자 그런 심정으로 골프채를 가지고 왔다. 오전에 비행기가 도착했고, 이번부터는 MPC (mobile passport control)라는 앱을 깔았더니 입국수속을 금방 했다. 렌트카를 빌리고 곧바로 찾아간 곳은 예전에도 몇번 가보았던 Met..
오전의 Cowboys 골프클럽이야 비싸니까 좋겠구나 했지만 오후에 잡은 Waterchase 골프클럽은 가성비가 좋다고 한다. 현지의 지인이 말하기를 예전에 최경주 골프 아카데미가 있었다고 하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그런 기록은 없었고, 몇년전에 KJ Choi 주니어 대회를 이 골프장에서 진행되었다는 기사가 있었다. 대신에 여기에는 Jim McLean 아카데미가 있(었)는데 지금은 연습장과 9홀 코스를 포함해서 Texas 9 골프코스라고 따로 분리한 모양이었다. 골프장에 도착했더니 어수선한 분위기에 주차장 귀퉁이에 콘테이너박스가 프로샵이어서 싸구려 (내지는 실용주의?)가 아닐까 그런 첫인상이었다. 하지만, 여기가 Steve Plummer 설계로 2000년에 개장했다는데 이 설계자의 이름을 처음 접했어도 Wat..
여기는 텍사스 카우보이스 (NFL 미식축구팀) 구단이 소유한 골프장으로, 당연하겠지만 달라스 인근에서는 좋고 비싸기로 소문난 퍼블릭 18홀이다. 설계자가 Jeff Brauer인데 이 사람은 미국 중부와 남부에서 여러 골프장을 디자인했다고 하지만 가장 유명한 곳이 여기, Cowboys 골프클럽인 모양이다. 그나저나 주말 오전이기는 하지만 인당 300불이 넘는 그린피는 예전같으면 쳐다보지도 않았을텐데 현지의 황** 선생이 덜컥 잡아버려서 그냥 간다. 여기는 소위 올인클루시브 (all inclusive) 골프장인데 식사나 음료 등등이 (술은 제외) 모두 그린피에 포함되어 있다고 하여 우리는 티타임보다 한시간 이상을 먼저 도착해서 식사부터 했다. 듣기로는 메뉴에 갈비탕, 삼겹살 등등이 있다고 했으나 한때의 이벤..
오전에 Coyote Ridge를 돌았는데 해가 짧아져서 하루 36홀은 무리다 싶었지만 결국 오후 1시경에 다른 골프장으로 왔다. 36홀 퍼블릭 골프장인 Indian Creek 골프클럽은 1983년에 개장하던 당시에는 Dick Phelps가 설계했는데 Creek 코스는 Jeff Brauer의 재설계로 2004년에, Lakes 코스는 Todd J. Clark의 디자인으로 2019년에 재개장한 곳이다. 양쪽 중에서는 Creek 코스의 평가가 좋은 편이어서 그쪽으로 잡았는데 Lakes가 좀 쉬운지 한국인들은 다들 그쪽으로 가더라. 2015년의 대홍수로 골프장 전체가 물에 잠겼었다고 하니까 이후에 리노베이션한 Lakes 코스가 상태로는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Creek 코스에서 처음 몇몇 홀을 쳐보고 느낀 첫인상..
난생 처음으로 와본 텍사스주 댈러스인데 의외로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곳이고 (특히 캐럴턴이라는 동네에는 H 마트도 있다), 교민이 주인인 골프장들도 몇몇 있다. 내가 미리 알아보고 온 것이 아니고 현지의 지인이 이틀간의 골프 스케줄을 잡은 것인데 여기 Coyote Ridge 골프클럽도 한국인 소유다. George B. Williams라는 디자이너가 설계하여 1999년 개장한 18홀 퍼블릭인데 몇년전 주인이 (한국인으로) 바뀌면서 회원제가 되었고, 그래도 Golfnow 등에서 티타임이 보이는 것을 보면 세미-프라이빗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뭐 엄청난 수준을 기대하지는 않더라도 텍사스에서는 십년전쯤에 휴스턴 인근에서 한번 골프친 경험이 전부라서 나름 기대에 차서 간다. 첫 인상이 평화롭고 깔끔해서 컨트리클럽..
매사추세츠 주에서 퍼블릭 골프장의 순위를 매기자면 언제나 탑텐에 들어가는 Red Tail 골프클럽은 십여년 전에도 평일 100불 이상을 했기 때문에 자주 가보지는 못했지만 지금도 비슷한 가격이길래 이번 보스턴 골프여행을 마무리하는 라운드로 잡았다. 가을의 뉴잉글랜드 단풍이 엄청나기 때문에 이쪽 산악지형 골프장들 어디를 가도 근사한 경치일 시기라도 Red Tail에서 바라보는 산세가 가장 기억에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Brian Silva 설계로 2002년에 개장한 18홀이니까 비교적 신생 골프장이고, 지금도 매사추세츠주 퍼블릭 코스들에 순위를 매기면 상단을 지킨다. 개장 초기에는 대회도 여기서 많이 했었다. 2009년에는 US 여자 아마추어 대회가 열려서 당시 십대였던 제니퍼 송이 우승한 곳도 Red Ta..
뉴잉글랜드 산악지대 골프장들은 (11월부터 4월까지) 눈이 내리는 겨울철에 오랫동안 문을 닫는데 덕분에 벤트그라스 페어웨이의 상태가 좋은 편이다. 다만 올해같이 더운 여름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는 다를 수 있는데 전전날 Stow Acres에서 조인했던 미국 형님들이 바로 옆에 있는 Butternut Farm은 괜찮으니까 꼭 가봐라 그렇게들 얘기해서 기대를 했다. 나는 여기도 십여년전에 한번 와봤었는데 코스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는 것을 보면 그렇게 인상적이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Mark Mungeam과 Robert Page의 설계로 1993년 개장한 18홀 퍼블릭인데 이름 그대로 원래는 농장이었을 장소다. 숙소에서 가까우니까 7시 초반대로 부킹했는데 오전에 안개가 심한 날이었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