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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골프장

드림파크 (파크)

hm 2023. 8. 30. 05:02

인천의 쓰레기 매립지에다 만든 36홀 퍼블릭 골프장인 드림파크는 포인트를 쌓아서 추첨하는 식으로 부킹하는데 여간해서는 당첨이 어렵다. 어떻게 포인트를 쌓느냐 하면,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에 2주뒤의 주중, 주말 부킹이 열리고, 신청했다가 떨어지면 매주 1점이 적립되는 식이다. 최소 50점 정도는 (성수기 주말에는 80점 이상) 되어야 주중이든 주말이든 당첨되기 때문에 거의 일년을 신청했다가 떨어지는 노력이 필요. 무조건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부킹신청을 넣고보는 것인데 점수가 50점을 넘어서면서 혹시라도 지금 당첨되면 어떡하나 고민이 되면 그냥 기다리던지 경쟁율이 가장 쎄보이는 시간대로 신청한다. 그런데, 떨어지리라 생각하고 넣었는데 (혹서기라서 그랬는지) 덜컥 1시 중반으로 부킹이 되어버렸다. 예전에도 여기는 이런 식으로 생각지도 않게 당첨되는 바람에 오곤 했었는데 주로 겨울철에 오곤 했었다. 아무튼 당첨되고 취소하면 그동안 쌓은 포인트를 그냥 날려버리는 것이니 울며겨자먹기로 8월의 더위를 각오하며 떠난다. 드림코스 18홀과 파크코스 18홀로 되어있어서 부킹을 신청할 때 코스를 지정할 수 없다. 양쪽 모두 설계자는 송호 씨인 모양이고, 전형적인 매립지 골프장이다.

오랜만에 갔더니 클럽하우스 안팎에 노동쟁의 대자보로 가득이고, 화장실도 (파업으로) 관리를 안하는지 못하는지 괜히 왔나 싶을 정도였다. 코스는 관리를 했겠거니 나가보니 스타트 지점에서 파크 1번까지는 꽤나 거리가 된다. 카트를 타면서 둘러보면 우리나라같지 않은 평평한 풍경이 펼쳐지는데 온통 초록색이지만 수증기가 올라와서 사우나에 들어온 것처럼 덥다. 평평한 매립지 코스라 티샷에 부담이 덜한데 요즘 너무 샷이 망가진 탓에 더위보다도 첫 티샷에 걱정이 앞선다. 레슨을 다시 받기 시작했으니 스윙교정 탓이려니 싶긴 해도 연습장에서는 빵빵 잘도 맞는데 필드에서는 죽을 쑤는 소위 닭장프로가 된 느낌이다. 드림파크는 연습장의 GDR 기계에도 들어있기 때문에 몇번 쳐보았는데 비교적 평이하고 (화이트티에서는) 짧기 때문에 샷을 연습하기에 무난하다고 생각했지만 (드림 코스에 비해) 파크 코스는 상대적으로 길다. 그렇다고 어렵다기보다는 그린 근처에서 어프로치를 방해할 요소가 별로 없어서 스코어에는 지장이 없다. 밋밋할 거라는 예상과 다르게 언덕을 넘어가거나 도그렉도 있고, 적당히 심어놓은 나무와 갈대밭이 근사했다. 생각했던 이상으로 재미있게 설계된 코스였고, 13번이나 16번처럼 계곡을 넘어가는 티샷을 하면서는 그저 만만하기만 한 골프장이 아니로구나 생각이 들 것이다. 그린에서 다음 홀로 넘어가면서는 미국의 퍼블릭 생각도 나서 맘에 든다. 결과적으로 열기에 헉헉거리면서 한나절을 보냈지만 즐겁게 라운드를 마쳤다. 파크 18홀은 (포인트를 다시 미친듯이 모아서) 내년 봄 이후에 꼭 다시 와보고 싶다. 인천 주민에게는 아주 싼 편이었고, 외지인 입장에서도 비싼 것은 아닌데 코로나가 지나가고 여름이 되면서 할인해주는 골프장들이 많아져서 드림파크가 반드시 가성비 골프장인 것은 아니게 되었다. 그래도 공을 한두개 잃어버려가며 보기플레이를 하면서도 화가 나지 않았다. 설렁설렁 동반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가 누가 잘치면 우와 기뻐해주고, 어쩌다 버디가 뜬금없이 나오면 엄청 잘친것처럼 우쭐해지며 그런 한나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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