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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골프장

드림파크 (드림)

hm 2021. 7. 17. 05:52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인천의 매립지 골프장인 드림파크는 매주 2회 부킹신청을 받아서 떨어질 때마다 1점씩 적립되고, 이 점수가 적어도 5,60점은 되어야 티타임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점수가 낮을 때에는 오로지 포인트를 위한 목적으로 아무 시간에나 신청을 해서 떨어지면 되고, 차츰 당첨권에 다다르면 신중하게 날짜와 시간을 잡아야한다. 이번에 나는 아직 50점대 수준이어서 설마하고 대충 신청을 넣었는데 어쩐 일인지 월요일 오후가 덜컥 당첨되어버렸다. 작년에는 매서운 추위가 몰아치던 11월말에 파크 코스를 돌았으니 이번에는 그나마 (덥기는 하겠지만) 다행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코스를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돌아보지 못했던 드림 코스로 된 것도 좋았다. 드림 코스에서는 아시안게임과 전국체전 등이 개최된 바 있어서 (코스를 누가 설계했는지 밝히고 있지 않지만 어디에선가 송호 씨가 참여했다는 글을 읽은 기억) 관리상태나 디자인이 조금쯤은 나을 것으로 생각되었기 때문이었다.

예약한 날짜가 다가오니 코로나 거리두기 4단계가 발표되면서 우왕좌왕 고민이 생겼다. 다행히 골프장은 오후에도 문을 여는 모양이었지만, 그리고 우리 티타임은 오후 5시반까지는 18홀을 마칠 수 있었지만 옷을 갈아입을 수도 끝나고 씻을 수도 없을 상황이다. 코로나 대처에 대해 각자의 생각이나 불만이 있으시겠지만 여기서 할 얘기는 아닌 것 같고, 아무튼 클럽하우스는 여전히 북적거렸다. 막상 코스로 나가보니 파크나 드림이나 보이는 경치는 비슷했는데 쓰레기 매립지라 평평할 수밖에 없을 지형이긴 하다. 이쪽 지역에 수도권의 쓰레기가 모이기 시작한 것이 1992년부터라고 하며, 이후 십여년간 쌓인 위에다가 36홀의 골프코스가 조성되었는데 초기에는 지반침하나 악취 등의 문제가 많았다고 하나 지금은 그저 아름다운 초원이 되었다. 산과 계곡이 없을 뿐, 페어웨이 양측으로 숲이 무성하게 자라서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물지만 외국에서는 흔할 파크랜드 코스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초여름이 가장 잔디나 풍광이 근사할 시기라고 보며, 반바지를 입고 슬슬 걸어다니면 세상과 단절되어 그저 행복해진다. 물론 여기도 엄연히 골프장이기 때문에 어려운 홀들이 있고, 고민해서 공략할 홀들도 있다. 전반은 좀 평이했고, 기억에 남는 홀들은 주로 후반에 나오는데 우도그렉 10번과 11번, 이어지는 더블 도그렉 롱홀인 12번 등은 어디 내놓아도 훌륭한 홀들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처음으로 폭염특보가 나온 날이어서 더위에 지쳐 힘들었던 것이 좀 아쉬웠을 뿐, 드림코스는 상대적으로 후반이 어렵기 때문에 (이번 우리들처럼) OUT 코스로 부킹해서 1번부터 돌면 좋을텐데 아쉽게도 추첨제인 골프장이라 코스나 순서에 대한 선택권은 우리에게 없다.

퍼블릭 골프장에 가보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힘들어진 세상이다. 예로, 서원밸리를 (회원인 지인 덕택이긴 해도) 최근 자주 가지만 인접한 서원힐스는 도무지 부킹을 잡을 수가 없다. 아무튼 내게는 안양 cc해슬리 나인브릿지보다 더 가보기 어려운 드림파크를 좋은 계절에 착한 가격으로 다녀왔다. 한나절의 유희에 십몇만원을 들이는 것이 어쩌다 한번이라면 몰라도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나는 돈에 대한 개념이 별로라서 즐겁게 일단 소비하자, 그거 아껴봤자 모이지도 않는다 주의인데 쓴만큼 아니 그보다 즐거웠으면 만족한다.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운데 아끼고 아껴가면서 한다? 취미가 그런 상황이면 아예 끊는 편이 좋다고 본다. 한편, 내게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 골프채에 돈을 들이는 것이다. 처음부터 미국에서 중고로 산 클럽으로 시작한 탓에 드라이버 한자루에 30만원이 넘어가는 정도는 내돈으로는 손떨려서 사본 적도 없다. 심지어 퍼터는 십여년전에 처음으로 장만했던 오디세이 투볼퍼터를 지금까지 쓴다. 어차피 공은 스윙으로 날아가는 것이지 비싼 채라고 보정되거나 달라지지 않는다고 믿었고, 지금도 저주받은 몸이지만 안되는 골프를 돈으로 살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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