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iheiyo Oarai Sherwood, Oarai, Ibaraki

2025. 10. 25. 05:34·일본 골프장

이바라키나 지바현에서 골프를 치자면 선택장애로 고민하게 되는데 저렴한 구장부터 고급스런 회원제까지 갈 수 있는 골프장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다. 고급 컨트리클럽들 중에서도 그랜드 PGM이나 타이헤이요 클럽 등이 가장 많이 위치한 지역이기도 하고, 수십년간 명문의 기치를 유지해온 골프장들도 상당수는 (비록 가격이 비싸긴 해도 평일에는) 우리도 부킹해서 갈 수 있다. 결국 이날은 태평양클럽의 오아라이 셔우드 코스 (太平洋クラブ 大洗シャーウッドコース)를 가기로 했는데 좀 외곽의 해변가라서일까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게 나왔고, 점심식사로 뷔페가 (일본에서는 바이킹이라고 부르더라) 준비되어있다는 점에 혹했다. 내가 최근에 반해버린 설계자, 고바야시 미츠아키 (小林光昭) 씨가 참여한 18홀이라 코스에 대한 기대도 상당했다.

일본 전역에 걸쳐 열몇개의 태평양클럽 골프장을 언젠가는 다 가볼 생각인데 나로서는 여기가 몇달전 타이헤이요 아리마 코스 이후로 두번째가 된다. 9시반 티타임을 점심까지 해서 8천엔 정도로 잡았으니 태평양클럽임을 고려하면 아주 저렴한 셈이지만 인근에서 비슷한 평점의 골프장들도 6천엔 정도에 하루 27홀이 가능했으니 고민할만도 했다. 아무튼 18홀만 도는 경우의 또다른 장점은 호텔에서 조식을 먹고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숙소로 잡은 루트인 호텔은 일박에 7천엔 수준이었지만 나름 괜찮은 구성으로 아침식사가 준비되어 있어서 앞으로 일본에 오면 에어비앤비를 잡지 말고 이런 비즈니스호텔로 다녀볼까 생각했다.

클럽하우스는 태평양클럽답지 않게 소박한 모습이었으나 스타팅 광장에서 바라보는 코스는 어제의 미호 골프클럽보다도 더 굉장하게 보였다. 코스는 살짝 어렵게 만들어졌던데 페어웨이를 지키지 못하면 나무나 언덕에 가려져 그린을 노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린도 경사가 울퉁불퉁해서 공을 올리더라도 퍼팅에 고민을 많이 하게된다. 전장이 길지 않아서 퍼팅으로 승부가 나도록 설계했나 싶을 정도였으니 나같은 짤순이에게는 차라리 좋았다. 다만 엄청나게 길면서 구불구불한 5번은 개미허리처럼 좁은 페어웨이를 지켜가며 또박또박 쳤음에도 나로서는 보기가 최선이었다. 호수를 돌아가거나 넘어가야하는 홀들에서도 스코어에 상관없이 굉장한 경치라고 느끼면서 쳤다. 전반을 마무리하는 9번은 호수와 클럽하우스를 바라보며 치는 파 5 홀인데 어느 골프장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게 멋진 홀이었다.

전반을 끝내고 점심식사로 드디어 바이킹 식사를 하게 되었다. 사가현에 카라츠의 즉석 스시까지 포함된 점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차려진 음식의 종류가 웬만한 호텔 뷔페와 비교될 정도로 다양하고 맛있어서 모처럼 과식을 했다. 일본에서 골프를 치면 중간에 식사가 그린피에 포함된 플랜이 많지만 대부분의 메뉴는 (약간이라도) 추가금을 내기 마련이다. 한편, 우리나라에도 퍼블릭 골프장들 중에 식사를 제공하는 곳들이 있는데 천편일률 우거지 해장국이거나 분식집 수준의 음식이 나오니까 차라리 (그린피를 만원이라도 깎아주고) 하지를 말던가 그런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았다. 음식의 양이나 질도 그렇지만 손님을 제대로 대접하겠다는 의도가 느껴지는 점심식사였다.

후반으로 접어드니 전반보다 더 좁고 어렵게 느껴졌다. 스코어카드에 나오기로는 파 4 홀들의 길이가 긴 편이 아님에도 오르막이거나 도그렉이어서 어려우면서 그래도 재미있었다. 그린도 소위 포대그린이란 어떤 것인가를 제대로 보여줬는데 모든 방향에서 가장자리로 가면서 급격한 내리막으로 만들어져서 황당할 정도로 어렵다. 역시나 전반과 마찬가지로 클럽하우스를 향해 돌아오는 18번이 최고의 경치와 난이도라서 정말 좋은 골프장이었구나 감동하며 끝난다. 잔디의 상태는 어지간한 고급 골프장의 수준은 되었으나 그랜드 PGM 보다는 약간 아래. 평일임을 감안하더라도 인당 8천엔 정도로 훌륭한 코스와 식사를 즐겼으니 도대체 우리나라 골프장들은 얼마나 떼돈을 버는 것일까 화가 날 지경이다. 고맙고도 미안한 마음에 프로샵에서 옷을 좀 샀는데 의류도 (세일을 했음) 저렴한 편이어서 흡족한 마음으로 돌아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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