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지는 12월초에 굳이 골프를 치기는 싫었으나 안성에 새로 개장한 퍼블릭이 있다고 해서 간다. 크리스밸리 (Creasvalley, 크리스탈밸리 아님)라는 이름은 모회사인 크리스 F&C에서 따온 이름인데 이 회사는 주로 골프웨어를 만들어서 파는 의류기업이다. 일죽 ic 가까운 산속에 위치한 18홀 골프장이며, 설계를 누가 했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보통 이렇게 처음 가보는 골프장은 잔디가 올라오기를 기다려서 가지만 주말에 누가 너무 심심하다며 가자고 조르길래 어쩔 수 없이 나간다. 가보고 좋으면 내년 봄 이후에 다시 와서 사진을 업데이트할 생각.
매섭게 춥던 날씨가 조금 수그러든 날이었는데 내비에 잘 나오지도 않는 길을 어찌어찌 찾아갔더니 시범라운드라 나중에 캐디피만 내시면 됩니다 한다. 아싸 좋아하긴 했지만 아직 클럽하우스도 변변하지 않아서 식당도 운영하지 않았고 (심지어 커피도 없음), 그나마 끝나고 샤워라도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스타트 광장으로 내려가면서 안내문을 읽어봤더니 폭우 등으로 잔디의 활착이 원활하지 않아서 개장을 미루기로 했다고 적혀있던데 내 경험상 몇몇 골프장에서 개장전 시범라운드를 했어도 싸게라도 돈을 냈던 기억이라 아직 개장 인가를 받지 못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막상 코스로 나가보니 기대를 접어서였을까 상당한 경치에 벙커의 배치나 코스 디자인도 괜찮았다. 페어웨이에는 새로 잔디를 깐 흔적이었어도 맨땅인 지역은 별로 없었고, 공을 조금씩 옮겨놓고 쳤다. 커다랗고 경사가 심한 그린이 포인트였는데 브레이크가 이리저리 심하면서 가장자리로 흘러내리도록 디자인되어 어려웠다. 18홀 내내 만족스럽게 플레이해서 내년에 다시 오면 아주 좋은 골프장이 되어있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
공짜로 쳐서 (캐디피만 냈다) 첫인상이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클럽하우스야 당연히 새로 지었으니 좋을 수밖에 없겠는데 프로샵과 식당도 제대로 준비되어있어서 당장이라도 개장해도 될 정도였다. 무엇보다도 티박스에 매트가 깔려있지 않았고, 벙커에 모래도 풍성하게 채워놓아서 이 골프장을 준비한 분들이 제대로 골프를 이해하시는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내장전에 왔던 문자에 저희가 아직 식사를 제공하지 못하니까 중간에 간식과 음료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했었는데 (빵과 커피 정도를 주는 줄로 알았더니) 그늘집에서 어묵탕과 막걸리 등을 줘서 황송한 심정마저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