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일에는 간사이 공항에서 가까운 간쿠 클래식 (関空クラシック) 골프클럽을 부킹했는데 간쿠는 간사이공항 (関西空港)을 줄인 말이니 (우리가 인천공항을 인공이라고 부르는 식) 간사이공항에서 가까운 곳이다. 주변에 Sennan 컨트리클럽이 있고, 간사이공항 골프클럽도 (두군데 모두 추천) 일본 입국이나 출국일에 치기에 적당하지만 간쿠 클래식처럼 오래된 회원제는 마지막 티타임이 10시대라서 입국일 오후에는 거의 불가능하다. 원래는 이 이름이 아니었다는데, 스나가와 국제 (砂川国際) 골프클럽이라는 명칭으로 개장한 년도가 1965년이니까 제법 역사가 오랜 회원제로, 설계자로는 아키라 하쓰지 (発知朗) 씨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효고현에 간사이 클래식 (関西クラシック) 골프클럽이라는 27홀 골프장과 혼동할 가능성이 있으니 구글맵에서 찾으려면 주의가 필요해서, 왜 굳이 이름을 바꾸었을까 그런 의문도 든다.
월요일 오전임에도 인당 만엔 정도니까 확실히 좋은 골프장일 것이다. 진입하면서부터 조경이 근사했는데 거대한 기와집이 산위에 보여서 우와 했지만 거기는 다른 시설인 모양으로, 정작 클럽하우스는 소박했다. 여기 1번 홀에서의 경치가 굉장하다고 하는데 우리는 IN 코스니까 10번부터 시작했고, 저 아래 페어웨이를 바라보며 치는 티샷도 좋았다. 밤새 내렸던 비가 그친 직후에 시작해서 저멀리 산세에 안개가 낀 모습도 멋지다. 그런데 네이버 등에서 뜨는 일본골프 패키지 등을 보면 귀국일에 이 골프장을 포함시키는 경우가 종종 보이던데 그런 글들을 클릭해서 보면 "편안하고 넓은 페어웨이" 등으로 적어놓았더라. 막상 플레이를 해보니 대체 와보기는 했을까나 싶게 난이도가 있는 코스였다. 특히 우리가 시작한 IN 코스는 한 홀도 티박스에서 그린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낮이와 도그렉의 연속이었다. 티샷을 가운데로 200야드 정도 보내놓으면 그린을 쉽게 노려볼 수 있겠으나 내가 좀 친다하는 장타자라면 웬만하면 드라이버를 내려놓는 것을 권할 정도로 전략이 필요한 코스였다. 핸디캡 2번인 15번 홀은 페어웨이가 좁고, 그린이 앞뒤로 경사가 있어서 어프로치의 거리가 정확하지 않으면 무지 어려워진다. 18번도 그린이 일종의 아일랜드 같아서 심리적으로 부담이 되는데 요즘 아이언샷이 좋아졌음을 확인해서 좋은 기분으로 전반을 마쳤다.
점심을 먹으면서 시계를 보니 9홀에 2시간밖에 걸리지 않아서 귀국 비행편을 너무 늦게 잡았나 고민할 정도로 진행이 빨랐다. 우리 바로 앞에는 회원으로 보이는 할아버지들이었는데 거의 모든 홀에서 앞팀이 그린으로 가기를 기다렸음에도 스무스한 라운드였다. 그런데 아무래도 따라오는 우리가 신경쓰였는지 OUT 코스 1번 홀로 나가려니까 앞팀의 할아버지가 다가와서는 번역기를 돌려가며 "장타자들이신데 저희가 느려서 죄송"합니다 이런 얘기를 하신다. 동네가 동네인지라 이게 소위 말하는 교토식 화법인가? 아무튼 이후에는 천천히 쳤는데 티박스에서 그린이 보이지 않는 홀들이 많아서 gps만 보고 이제 쳐도 되겠거니 판단하면 안되는 코스였다. 아무튼 나는 아주 재미있는 코스라고 만족했는데 오르고 내리고, 돌아가고 식의 디자인은 일본 골프장에서 꽤나 흔하다. 이렇게 코스 매니지먼트 위주의 설계를 힘들어하거나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을테니까 (그런 분들에게는 어제의 시프레 컨트리클럽처럼 편안한 디자인이 좋다) 모두에게 추천할 골프장은 아닐 것이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귀국일 당일에 공항에서 가깝고 쉬운 코스로 추천합니다 이런 글을 읽고 오신다면 상당히 당황하실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