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라 온주쿠 (大原・御宿) 골프클럽은 프린스호텔 소속이었던 18홀 리조트 코스인데 이노우에 세이치 (井上慶一) 씨가 설계했으며, 2018년에는 일본경제신문에서 선정한 일본의 100대 골프장으로 선정된 바가 있단다. 이렇게 적어놓으니 엄청 비쌀 것 같지만 의외로 토요일 오전에 인당 10,000엔이라는, 황당할 정도로 저렴해서 일단 예약을 잡아놓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도쿄의 도심에서 좀 멀긴 하지만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걱정스러웠는데 클럽하우스가 공사중이라 이용할 수 없고, 스루플레이만 가능하다고 안내가 왔지만 코스만 온전하면 문제될 것이 없었다. 참고로 이노우에 세이치 씨는 일본 골프의 역사에서 우에다 오사무 (上田治) 씨와 함께 골프장 설계의 양대 산맥이라고 하는데 토목공학을 전공하여 산을 아예 밀어버리는 스타일인 우에다 씨에 비해서 부지와 자연환경이 골프장에 적합하지 않으면 설계를 거절하는 편이었다고 한다. 거장의 말년에, 그가 마지막으로 설계한 유작이 오하라 온주쿠 골프장이다.
홈페이지의 대문에 장인이 만든 열대 리조트 골프라고 적어놓았던데 아직 추운 3월말의 방문이라서 조금 아쉽지만 가격이 모든 것을 용서한다. 치바시의 숙소에서 한시간 반 정도를 차로 달렸고, 예고와 달리 클럽하우스는 멀쩡해서 라커와 대욕장, 식당도 버젓이 운영하고 있었다. 아무튼 갈아입을 옷도 챙겨가지 않은 우리는 바로 카트에 골프백을 싣고는 출발했는데 탁트인 페어웨이에 양측으로 야자수가 심어져있어서 좀 색다르게 보였다. 투그린 시스템인데 양쪽의 잔디가 달라서 한쪽이 벤트그래스, 다른 쪽은 코라이 종 (소위 말하는 조선잔디). 그날 어디로 배정되는지에 따라서 퍼팅이 완전히 달라지겠는데 아쉽게도 이날은 코라이 그린을 쓴다. 양측 그린이 붙어있는 식도 아니어서 완전히 다르게 생겼던데 어느쪽을 쓰느냐에 따라서 퍼팅 뿐만 아니라 코스의 공략도 완전히 달라진다. 만만하게 보이던 코스는 (티샷만 쉬웠음) 그린 공략이 까다로왔고, 저멀리 보이는 벙커가 그린 바로 앞이겠거니, 벙커만 넘기면 그린이겠지 했는데 너머로 구릉이 있는 등 쉽지 않았다. 공을 잃어버릴 코스는 아니었어도 스코어가 좋지 않은 디자인이라는 말이다. 몇몇 홀들의 그린은 높게 솟은 포대여서 공이 조금만 짧으면 주르륵 아래로 흘러가버린다. 벙커가 어마어마한 17번 롱홀이 하이라이트라고 생각되는데 누런 잔디라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좋은 계절에 다시 와보면 좋으련만 굳이 머나먼 지역까지 찾아올 일을 없을 것이다. 다만, 이 리뷰를 쓰면서 네이버 검색을 했더니 작년엔가 우리나라의 (렉스필드를 소유한) 웅진그룹이 인수했다고 하니까 한국 골퍼들에게도 널리 알려지기를 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