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정의 원래 목적지가 도야마 시였기 때문에 오후에는 센바다이라 (千羽平) 골프클럽으로 간다. 설계자로는 하세가와 타케지 (長谷川武治), 코자사 쇼우조우 (小笹昭三) 씨가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하세가와 씨는 야구선수 출신이자 아이치현 부지사까지 지낸 분으로, 나고야 인근에 꽤나 많은 골프장들을 설계했다. 코자사 씨는 상대적으로 이름이 덜 알려져있지만 후쿠오카 인근의 JR 우치노 cc를 디자인한 분. 여기는 니혼카이 (日本海), 다테야마 (立山), 하쿠산 (白山) 코스로 이루어진 27홀 골프장으로, 작년에 지진으로 코스가 많이 상했다는 리뷰가 있어서 걱정스러웠으나 토요일 오후의 스루플레이로 인당 만엔 정도라서 이름있는 코스에서 이 가격이면 거의 거저라는 생각으로 갔다. 그리고 아주 만족스러웠다.
우리가 이날 도는 코스는 다테야먀/하쿠산 순서의 18홀이었는데 하쿠산 (白山)이나 다테야마 (立山) 둘다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이름들이다 (그런데 山을 발음할 때 산이라고도 하고 야마라고도 하는 것은 여전히 신기하다). 앞서 코스기 방문기에서도 적었지만, 세계적으로도 겨울철 적설량이 탑급인 호쿠리쿠 (北陸) 지역의 명산들이다. 니혼카이 (우리로 말하자면 동해) 코스가 가장 길면서 도전적이라고 홈페이지에 적혀있길래 굳이 우리가? 하면서 제외한 결과 일본에서 (후지산 다음으로) 유명한 산 2개의 이름이 들어간 코스로 플레이했다. 내심 저멀리 근사한 산세를 바라볼 수 있기를 기원했는데 경치는 생각대로 좋았어도 18홀 내내 어느 산이 다테야마인지 하쿠산인지는 알 수 없었다 (후지산은 그림이나 사진으로 하도 많이 보기도 했고, 멀리서 봐도 척하고 알만큼 특징적으로 생겼으나 여기는 그냥 산이다). 다테야마 4번부터 탁트인 시야로 저멀리 산의 형태가 보이긴 하는데 그냥 산일 뿐이었다.
그런데 (나만 그런 것인지) 나는 핸디캡 홀들에서 전반적으로 스코어가 좋게 나온다. 티박스에서 연못과 계곡을 넘어가는 다테야마 6번이 핸디캡 1번이었는데 페어웨이는 또 오르막이라 여길 어떻게 쳐야하나 했지만 결국 파를 잡았고, 후반의 핸디캡 1번인 하쿠산 4번에서도 계곡을 넘기는 티샷이 오히려 페어웨이 너머 언덕까지 가버린 상황에서 투온 버디를 했다. 가장 인상깊었던 하쿠산 6번도 좌우 200미터는 되어보이게 넓은 페어웨이에서 힘껏 지른 드라이버가 놀라울 정도로 멀리 날아가서 웨지 어프로치로 파를 잡았다. 그리고 나는 전형적인 단타자라서 어프로치가 대충 150미터 이상 남으면 온그린보다는 근처로 가서 쓰리온하자 주의인데 겨우내 꾸준한 연습 덕택인지 살이 다시 쪄서 그런지 드라이버나 아이언이나 거리가 늘어서 그린을 바로 공략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이날 파 3 홀에서 공이 그린을 넘어가버려서 그걸 찾겠다고 수풀을 뒤지다가 발이 미끄러지는 바람에 손과 다리에 찰과상을 입었다. 크게 다칠 수도 있었는데 그나마 다행이었으나 인적도 드문 골프장에서 사고나면 안되겠구나 정신이 번쩍 들기는 했다. 그러고보니 여기 그린들은 앞에서 뒤로 내리막인 경우가 많아서 좀 특이했는데 보통 그린을 설계하자면 오르막으로 만들어서 홀컵 아랫쪽으로 올려 오르막 퍼팅이 좋다고들 하지만 센바다이라의 그린은 반대라서 좀 이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