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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쿠텐 고라에서 어디를 가볼까나 들러보다가 평점이 4.7이나 되는 골프장이 나와있어서 이건 참을 수 없지 하며 잡았다. 경험상 라쿠텐 평점이 4점 이상이면 대개 후회할 일이 없었는데 소비자의 평가라는 것이 가격이나 접근성, 친절함 등의 (코스와 상관없는) 요소에 의해서도 좌우되긴 해도 그중에서 적당한 가격대로 부킹하면 언제나 만족스러웠다. JR 우치노 컨트리클럽 (内野カントリークラブ)은 이름에 JR이 들어있으니 일본철도회사가 주인이 아닐까 싶은데 오자사 쇼우조우 (小笹昭三) 씨가 설계하여 1992년에 개장했다고 하니 (일본에서는) 비교적 신생 골프장인 셈이고, 이미 한국인들에게 좋다고 소문나서 가장 많이들 가는 곳이라고 한다.

한국은 이제 추워지기 시작했지만 후쿠오카 날씨는 아직도 낮에 20도를 넘어간다. 우리 티타임은 9시 중반대였는데 도착해서부터 여기가 일본 맞나? 싶게 한국말로 시끌벅적했다. 아는 사람을 클럽하우스에서 만났을 정도였으니... 카트를 타러 나가서 눈에 들어오는 전경 만으로도 어디 근사한 정원을 왔나 싶었고, 페어웨이도 좋아보였다. 1번 홀 그린으로 올라갔더니 폭염과 태풍을 거치면서 좀 상한 구석이 보였고, 그래도 엄청나게 빨라서 놀랐다. 역시나 평점 4.7 골프장일 이유는 관리상태도 있지만 아름다운 경치가 일품이어서 그럴 것이다. 홀들이 제각각으로 재미있는 디자인이라 심심할 틈이 없었고, 우리가 친 화이트티에서는 거리도 적당했다. 후반에는 그린의 상태도 괜찮았다. 마지막 18번이 두번 돌아가는 내리막 파 5 홀인데 클럽하우스에서 바라보는 멋진 그린으로 돌아오게 되어있어서 시그너처라고 할테지만 다른 홀들도 모두 근사했다. 다만 총 7시간 가까이 걸리는 일본 골프는 사실 좀 지친다.

우리같은 한국사람들은 노캐디로 치지만 (회원들로 보이는 점잖은) 일본인들은 거의가 캐디를 쓰는 모양이었는데 캐디가 있는 팀은 페어웨이로 카트가 들어간다. 저래도 괜찮나? 싶어 잔디를 다시 보니까 양잔디 페어웨이라서 올여름 폭염에 상한 것이 이해가 된다. 이날만 그랬을까 한국인들이 더 많아보여서 (중간의 점심시간에 식당에서 확실히 체감) 요즘 일본 관광의 열풍이 골프장에서도 여지없구나 싶은데 2024년 현재, 아시아의 최강국은 대한민국이로구나 그런 생각도 들었다. 내가 어렸을 때에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물의를 일으킨다는 기사를 종종 보았었고, 2천년대 들어서 중국인들이 몰려와서 눈쌀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대로 요즘 우리가 일본으로 몰려가고 있으니 (한국인 관광객들이 문제를 일으킨다는 뜻은 아니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 이날도 몇 안되던 (나이가 지긋해 보이던) 일본사람들은 좋은 시절도 어려운 시기도 다 겪어보았을 것인데 식당 여기저기서 왁자지껄한 한국말을 들으면 어떤 기분일까 괜한 생각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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