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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동여주 cc (군 골프장이라 정확한 명칭은 체력단련장)와 헷갈리는 남여주 골프클럽은 최근까지도 추첨으로 티타임을 배정하던 (지금은 선착순) 퍼블릭 골프장인데 한때 우리나라에서 홀당 내장객이 가장 많다고 알려지기도 했었다. 설계자는 성치환 씨라고 하며, 마루/누리 코스의 18홀로 2000년에 개장했다가 가람 코스 9홀을 증설하여 지금은 27홀 골프장이다. 퍼블릭 코스들은 원래부터도 부킹이 로또 수준이었지만 코로나로 골프열기가 미쳐버린 요즘에는 가격마저도 회원제 뺨치게 올라버렸는데 그나마 남여주는 상대적으로 착한 가격을 유지한다 (덕택에 더더욱 티타임 잡기가 어려워졌다). 퍼블릭답게 매트에서 티샷을 하고, 그린도 느린 편이지만 전반적으로 크게 엉망인 구석이 없어서 부킹만 된다면 사양하지 않고 가볼만 하다.
큰 실수만 없다면 싱글이 가능할 정도로 평탄하게 설계된 코스라 몇년전에도 70대 타수를 치던 곳이고, 가람 코스를 포함하면 살짝 어려워지기 때문에 모처럼의 힐링골프를 위해 우리는 이번에도 마루/누리의 순서로 부킹했다. 뻔하게 쉽기만한 디자인이 아니라 경관을 살려서 재미있게 만들어놓아서 눈이 즐거우면서 스코어까지 좋게 나오니 불만이 없다. 페어웨이가 살짝 벗어나는 티샷도 잘 받아주었고, 온그린을 방해할만한 장애물도 심하지 않았다. 티샷이 살짝 부담스럽게 보이는 홀들이 몇몇 있었어도 세컨샷으로 그린을 노리기에 문제가 없었다. 투그린 시스템인데 두개의 그린이 앞이냐 뒤냐 차이일 뿐 난이도는 비슷한 설계였고, 다만 양쪽 그린의 크기나 모양이 조금씩 달라서 매번 다른 느낌으로 칠 수 있다. 조경에 신경쓰는 골프장이라 다 예쁘지만 기억나는 홀은 우선 전반에서는 마루 7번이다. 파 5 롱홀이지만 좌그린일 경우 투온이 가능할 것인데 우그린이면 호수를 건너가야 해서 부담스럽게 보인다. 실은, 우그린이면 거리가 한참 줄어들긴 하는데 어프로치가 조금만 짧아도 물에 들어갈테니 만만하지 않다. 보다 산악지형인 누리 코스에서도 4번이 비슷한 형태인데 세번에 잘라간다는 생각을 하면 무난하게 파를 잡을 수 있다. 벙커가 거의 없거나 크게 방해되지 않을 위치에 있어서 너무 쉬운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며 18홀을 돌았는데 쉽다고 스코어가 꼭 좋은 것은 아니니까 (지난 주에 어려운 골프장에서 90대를 쳤던 동반자는 이날도 비슷하게 침) 골프란 운동은 좀 희안하다. 어려웠던 홀로 기억나는 곳이 누리 8번인데 투온을 노렸다가 그린 앞쪽의 소나무가 6온으로 바꿔놓았다. 이날은 그래도 크게 엉망으로 맞은 샷이 거의 없었고, 기대했던 이상으로 남여주가 좋은 골프장임을 깨달았기에 스코어에 상관없이 행복한 날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