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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골프장

캐슬렉스

hm 2020. 6. 27. 20:52

경기도 하남시지만 서울시 바로 지나서 있기 때문에 아마도 강남에서는 가장 가까운 골프장인 캐슬렉스. 사조참치에서 운영하는 18홀 코스인데 지난 겨우내 여기 붙어있는 이성대 연습장에서 레슨을 받았기 때문에 아주 익숙하다. 몇년전에 한번 여기서 공을 쳤던 것도 같으나 기억은 가물가물하고, 좁은 산자락에 만들어놓아 그리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xgolf 등의 사이트에서 무지하게 빡빡하게 티타임을 잡아놓는 곳인데 여름철에는 5시 이전에 출발하는 팀도 있으니 인기있는 골프장임은 분명하다. 우리는 7시경에 시작했으니까 토요일 1부에서는 최고인 티타임이지만 덕분에 가장 붐비는 시간이기도 했다. 겨울에 그 춥던 시기에도 새벽 6시에 연습장 문이 열기를 기다려 공을 치고 그랬으니 집이나 직장에서 15분이면 가는 줄 알기에 넉넉하게 출발. 클럽하우스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는 나서니까 전망대 엘리베이터를 타고 첫 홀로 가게 되어있다 (여기서 아~ 나 여기 와본 거 맞구나 ㅎㅎ 깨달음). 전망대라고 해봐야 늘상 보는 잠실의 아파트촌만 보이니 그리 대단할 것은 없다.

2번홀 파 3에서도 예전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저어기 아래, 고저차가 엄청난 그린을 향해 샷을 날린다. 멋지긴 하지만 좁아터진 산자락에다가 18홀을 만들려다보니 나온 고육지책 홀이 아닐까? 그러고 보니 여기 설계자가 "삼성에버랜드"로 되어있던데 설계자의 의도 따위... 그저 가까운 정규홀이라는 것이 모든 단점을 커버하는 코스다. 덕택에 온갖 월례회니 동호회니 단체 부킹이 많기도 하다. 그런데 앞의 팀을 보아하니 형형색색 옷으로 잘 차려입은 선남선녀들이 저마다 dslr 하나씩을 어깨에 매고는 골프를 치러온 건지 광고 찍으러 온 사람들인지 여간 바쁜 게 아니다. 캐디에게 듣자니 소위 "파워블로거" 들이라고, 저 사람들 나타나면 골프장도 바짝 긴장한다고 한다. (나도 블로그 하는데요...ㅠㅠ) 저들은 돈은 제대로 내고 치는 걸까? 저 장비와 옷은 협찬일까? 파워블로거에게 찍히면 잘 나가던 식당도 하루아침에 망하게도 한다던데... 아무튼 골프도 저런 이들이 등장할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인기있는 스포츠구나 했다. 저렇게까지 해서 사은품 몸에 두르고 공짜로 골프 몇번 치면 과연 행복할까? 생각이 들지만 아무튼...

캐슬렉스는 전반적으로 전장이 길지 않으니까, 뭐 어차피 부지 자체가 긴 홀을 만들기는 어려운 곳이긴 한데 나같은 짤순이도 드라이버에 웨지를 잡는 경우가 다 생기고, 심지어는 파 4인데 드라이버가 로컬룰로 금지되어 있다는 홀도 있다. 그렇다고 밋밋한 레이아웃은 아니어서 적당히 도그렉도 있고, 양측으로 ob도 나기 쉬운 설계라 쉽다고는 말할 수 없다. 비슷한 이유로 아웃 코스에는 파 3가 세개, 파 5가 세개여서 자칫 세컨샷이 빗나가기라도 하면 고생을 엄청 한다.

경치고 설계고 가격이고 뭐고 별로라면 별로지만 "가까우니까" 한마디로 모든 게 익스큐스되는 캐슬렉스인데 막상 쳐보면 그리 나쁘지 않다. 접근성 덕택에, 거기에 편승하여 돈 좀 벌어보겠다고 한없이 내장객을 받는 골프장 측의 장사속까지 합쳐져서 무지하게 복잡하지만 그래도 역시 가까와서 좋다. 끝나고 근처에서 뭐 먹을까 고민할 필요도 없는 것이 산에서 내려오면 방이동이 바로 지척이다. 무엇보다도 나 개인적으로는 겨울에 이성대 연습장의 흡연실에서 (그 엄동설한에도 열심히 굿샷을 외쳐대던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겨우내 노력하면 나도 좀 잘 치게 되려나 고민했던 그 장소를 드디어 방문한 것에 만족한다. 그러고보니 내 스윙을 고쳐주느라 함께 고생했던 김ㅇㅇ 프로 생각이 난다. 정말 성의껏 봐주었던, 내 고등학교 후배이기도 한데 달랑 레슨비만 내고 따로 고마움을 표현하지 못했던 것이 아쉬워서 언제 한번 연락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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