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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리지 런 (Mileage run 혹은 마일런)이라고 들어보셨는지? 순전히 항공사 마일리지를 쌓기 위해 비행기를 타는 건데 누가 이런 미친 짓을 할까 싶었지만 의외로 이러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순전히 마일리지가 목적은 아니었지만 이래저래 오랜만에 보스턴을 다시 방문하게 되었다. 시기적으로 뉴잉글랜드 방문의 최적기는 9월이라고 생각하지만 4월도 괜찮은 것이 해가 길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새벽 6시반부터 밤 8시까지는 야외활동이 가능하니까 체력만 받쳐준다면 하루 54홀도 충분하다. 직항편을 선호하기 때문에 뉴욕 JFK 공항으로 가서 거기서 렌트카로 올라가는데 대한항공이 저녁 9시경에 뉴욕에 도착하고, 귀국편은 자정무렵에 있으니 나름 완벽한 스케줄. 비행기에서 내려서 입국수속에 렌트카 빌리고 하면 어느덧 자정이지만 한산한 뉴욕을 빠져나와 코네티컷 주로 접어들어 하루를 묵었다. 미리 생각해둔 첫번째 목적지가 Golf Club at Oxford Greens인데 매사추세츠 주까지의 딱 중간에 위치해서 아침먹고 호텔을 나서도 오전 9시경의 티타임을 잡으면 완벽할 입지다. 여기는 Mark Mungeam 설계의 골프장으로 가격은 저렴한 편이지만 (카트포함 인당 $50) 벤트그라스 페어웨이에 경치가 좋다고 (그러나 길고 어렵다고) 소문난 곳이다.

이 지역의 골퍼라면 모두들 몸이 근질근질할 4월말 일요일인데 의외로 사람이 많아보이지는 않았다.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한 우리의 라운드는 여기가 강원도 홍천 정도인가 싶게 언덕 사이로 치는 골프에 놀라버렸다. 2번 홀은 파 3이고 그린도 크지만 거기까지 가기가 거의 불가능해보이고, 세번째 홀은 600 야드가 넘는데 처음부터 그린까지 가파른 오르막이다. 카트가 페어웨이로 들어가니 망정이지 세번만에 그린으로 가지 못하는 입장에서는 무지 힘들뻔 했다. 다행히 3번 홀을 지나면 더 황당한 레이아웃은 나타나지 않는다. 좁고 기울어진 페어웨이에 커다랗고 굴곡진 그린이 계속 나오긴 했지만... 겨울에 조호바루에서 골프칠 때 황** 선생이 "누가 쫓아오지도 않는데 왜 그리 서두르십니까?" 지적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전반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홀은 티박스와 그린 말고는 중간에 아무것도 없던 파 3인 9번이었다. 시원스럽게 펼쳐진 경치는 한국의 산악지형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었고, 후반의 홀들도 다 재미있는 동시에 아름다와서 가을쯤에 왔더라면 더 좋았겠다 싶었다. 다만 날이 쌀쌀해서 나중에는 굳은 몸으로 대충 쳤던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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