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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에 살던 당시에는 이름만 들어봤지 가볼 생각도 못하던 회원제 골프장인 Segregansett 컨트리클럽이 최근에는 하루에 서너팀 정도씩 퍼블릭 부킹을 받는다고 하여 방문하게 되었다. 개장년도가 1893년이니까 뉴잉글랜드의 골프장 중에서도 1세대일 것인데 (미국의 골프장으로는 네번째라고 함) 최초의 나인홀 코스는 Alexander H. Findley가 설계했다고 하며, 그 유명한 Francis Ouimet도 이 클럽의 회원이었다. 나인홀이 추가된 것이 1965년이라고 하는데 새로 구입한 부지는 P&G 비누회사의 James Gamble이 살던 집이라고 하며, 홀들을 하나씩 추가해가다가 1976년에야 Geoffrey Cornish와 Bill Robinson이 리노베이션을 해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이 역사깊은 명문 회원제를 방문하는 가격은 카트를 포함해서 인당 $55.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수준이다.

그런데 오전 9시반의 티타임인데 막상 도착해서 보니 여기가 회원제인가 싶게 초라한 프로샵에 골프치는 사람도 우리밖에 없는 모양이었다. 티박스에도 잔디가 웃자라서 울퉁불퉁한 상황이었고, 페어웨이에도 잔디가 죽은 구석이 보였다. 평평하고 넓직한데 우습게 보았다가 시작부터 더블보기를 했는데 러프가 깊어서 공이 도무지 빠져나오지를 못했고, 도저히 두번에는 그린에 도달하기 힘들게 도그렉이거나 길었으며, 막상 그린에 도달하면 보기보다 빠르고 굴곡이 심했다. 그린의 절반은 벙커로 가로막혀서 레이업하는 것도 쉽지가 않았는데 정말이지 평지 골프장이 어찌 이렇게나 어려운 것일까 황당할 지경이었다. 그래도 스코어와 별개로 아주 재미있는 레이아웃이라 초행길 백돌이는 그저 즐거웠다. 산에서 내려다보는 아찔한 경치 따위는 없어도 남성적이고 단단한 코스였다. 특히 후반의 몇몇 홀의 경치는 역시 수준있는 골프장이구나 싶게 멋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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