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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기대도 없었고, 막상 가보니 역시 별로였던 골프장을 다시 떠올리는 일은 흔치 않은데 순전히 위치와 가격 때문에 다시 방문한다. 이번 샌디에고 골프여행의 마지막 날이라 오전에 호텔에서 나와서, 오후에는 LA 인근까지 올라가서 운동하는 동선을 짜다보니 역시 이번에도 위치와 가격으로 여기보다 나은 곳을 찾을 수가 없었다. 2014년 6월에 왔던 당시에는 LA 공항에 내려서 렌트카를 빌리고, 샌디에고로 내려가다보면 중간쯤에서 (시차도 적응하고 햄버거도 하나 사먹을 겸) 공을 치기에 Shorecliffs가 제격이었고, 당시 인당 $19로 쳤었다. 언젠가부터 장거리 비행기를 타면 거의 잠을 이루지 못해서 피곤의 탓이겠지만 OB와 슬라이스의 연속, 그러다보니 골프장의 풍광도 삭막하게만 보이고 재미가 하나도 없었다. 가뜩이나 덥고 건조한 사막에서 저렇게 페어웨이를 벗어난 지역은 잔디는 커녕 나무껍질? 뭐 그런 것으로 뒤덮인 해저드 비스무리해서 싼 가격도 좋지만 너무하다 싶었다. 그리고 동남아 골프장에서나 보았던, 그린 근처에다 로스트볼 주운 것을 봉다리에 담아서 파는 그런 사람들을 여기서도 만났으니 재미없던 샌디에고 골프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와도 같았다. 후졌으니까 싸겠지만 그래도 너무한 골프장이다 싶어서 기억에서 애써 지우려했는데 결국 (위치와 가격 때문에) 다시 간다.

왜 이렇게 싸구려일까? 입지도 좋고, 1964년에 Joe Williams가 만들었으니 엉망인 레이아웃도 아닌데 관리상태가 시원찮아서일까? 별별 의문이 들지만 아무튼 금요일 오전임에도 인당 (카트포함) 24불로 잡았으니 마음을 비우고 간다. 오후에 휘날레로 San Juan Hills를 갈 예정이니 힐링은 거기에서... 그런데 싼 골프장에는 사람들이 바글거린다는 사실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우리가 거의 첫번째 팀이려니 했는데 (오전 7시 3분) 벌써부터 1번 티박스에는 카트가 줄을 지었다. 그래도 별로 기다리지 않고 술술 빠져주니 다행인데 홀간 거리가 멀어서 여간해서는 앞뒤 팀을 티박스에서 만날 일이 없었다. 전반의 몇몇 홀이 공사중이라 파 5 홀을 두개로 잘라서 임시로 운영하는데 나중에 리뉴얼이 끝나면 더 나아지겠지만 우리는 gps와 코스가 맞지 않아서 좀 고생을 했다. 그런데 공이 좀 맞아주어서인지 예전에 비해 코스가 눈에 들어온다. 언덕 사이로 좁은 페어웨이를 따라가는 코스는 맞는데 말그대로 페어웨이만 지켜나가면 투온이 된다. 그린이 작아서 핀빨로 어프로치를 떨어뜨리기는 힘들었어도 온그린이 안되더라도 파가 가능하게 쉬운 그린이었다. 꽤나 어렵고 재미있는 홀도 있어서 조금만 신경쓴다면 좋은 골프장이 되었을텐데 싶어 아쉬웠다. 확실히 잔디관리가 엉망이었고, 경치도 황량했지만 금요일에 이 가격이라면 수긍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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