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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골프장

Glen Ivy, Corona, CA

hm 2020. 2. 4. 06:33

여기 지명이 Corona인지 Glen Ivy인지 헷갈리는데 홈페이지에는 Corona로 나와있으니 아무튼 코로나 시에 속한 것 같다. 숙소 근방에서는 Eagle GlenChampions Club at the Retreat가 가장 가까운데 챔피언스클럽은 어쩐 일인지 2017년 가을에 문을 닫았다고 하니 선택지는 결국 여기였다 (그러고보니 몇년새 가본 캘리포니아 골프장들중에 벌써 두세곳이 문을 닫았다). Ted Robinson 시니어의 설계로 2002년에 개장한 커뮤니티 골프장으로 지금에야 평이 매우 좋지만 재작년 쯤에는 관리상태가 개판이라고 해서 안갔는데 지금은 좋아진 모양인 것이 underpar.com 바우처를 샀지만 인당 $50 씩이나 들었기 때문이다. 비싸면 그만큼 좋은 것이 미국의 자본주의다.

겨울 골프에서 하루에 36홀을 돌려면 호텔 조식을 먹기 어려운데 비교적 가까운 위치라 모처럼 배부른 상태로 시작한다. 관리상태는 분명 좋아보였는데 페어웨이의 버뮤다 잔디는 느낌이야 어떻든 빽빽하게 잘 깎여있었고, 그린도 부드럽지만 빨랐다. Champions at the Retreat에 비해 드라마틱한 경치는 아닌데 나름 어렵고 아름다운 레이아웃이었다. 특히 후반의 14번에서 18번까지는 도전적이고 재미있었는데 화이트티에서 180미터인 14번을 지나 다운힐 우측 도그렉인 16번은 어디선가 본듯한 디자인이지만 멋진 홀이었다. 역시 저 아래의 넓직한 페어웨이로 티샷을 날린 후에 물을 건너가는 어프로치가 필요한 18번도 꽤나 흔한 광경이지만 즐거운 라운드를 마무리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번 골프여행에 들고온 드라이버가 핑 G30였는데 거리도 방향도 짱짱했었다. 이미 두어세대 이전의 모델이지만 2년전쯤에 선물받아서 쳐박아두었던 드라이버인데 몇달전부터 레슨을 받으면서 아주 잘맞게 다듬었었다 (그런데 수하물로 부쳤다가 목이 댕강 부러져버림...ㅠㅠ). 이번에 미국에 와서 새로 구입한 테일러메이드 M2 드라이버는 모양도 샤프트도 맘에 들지 않았지만 똑바로 공을 날려주고 G30보다 훨씬 더 멀리 간다. 정말로 240미터까지 똑바로 가서 어프로치는 무조건 웨지였다. 더욱이 스스로도 믿어지지 않지만 내리막 360야드를 원온한 것은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 골프장에는 곳곳에 오렌지나무와 아보카도 나무들이 있는데 오렌지는 마음껏 따먹어도 (그리고 정말 달고 맛있었다) 괜찮지만 아보카도는 무시무시한 경고판에 경고문구가 적혀있었다. 피곤에 지친 우리에게는 아보카도보다 오렌지가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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