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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의 Soboba Springs와 연계해서 36홀을 플레이하려고 찾아보니 주변에 비슷한 명성의 골프장이 있었는데 여기는 더 싸서 주말 오후의 그린피가 인당 $30 수준이다. 설계자인 Bill Martin은 대단히 유명한 디자이너는 아닌 모양이지만 아칸소 쪽에서는 꽤나 많은 코스를 만들었고, 잭니클라우스 밑에서 오랜 기간을 일했던 사람이라 영 허접은 아닐 것이다. 어떤 곳일까 인터넷을 뒤져보니 위치만 아니라면 백불 이상일 코스라고들 하던데 관리에도 열심이라고 greenskeeper.org의 리뷰에 나와있었다. 과연 골프장의 입지는 어떻게 이런 심심산골에까지 왔을까 싶게 고속도로에서 많이 들어간다.

산속에 자리잡은, 소박한 클럽하우스였지만 그린피를 계산하고 카트를 셋업하고는 첫번째 홀로 가는 짧은 시간은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한다. 추운 날씨였지만 결론적으로 코스는 정말 재미있었다. 골프장들이 저마다 '14개의 클럽을 모두 사용하도록' 설계했다고 우기지만 많은 경우 장타자는 드라이버와 웨지, 나같은 경우는 거기에 하이브리드를 추가하면 그린까지 간다. 하지만 이날 Diamond Valley는 정말로 골고루 클럽을 꺼내게 만들었다. 블루티에서 290 야드인 파 3 홀이 있는가하면 460 야드 파 4 홀도 있다. 물론 다 길기만 한 것이 아니라 짧은 홀에서는 물이나 벙커 등으로 무조건 지르는 것 말고 다른 전략이 필요하게 해놓았다. 매 홀마다 이거 어떻게 공략하나 고민하는 재미가 있었...으나 스코어는 별개의 이야기다. 페어웨이나 그린의 잔디는 버뮤다그래스였어도 상태가 좋았다. 그런데 희안하게도 10번과 11번 그린은 잔디의 종류가 달랐는데 비슷하게 잘 구르긴 했지만 다른 품종의 잔디를 깐 이유가 궁금하긴 했다. 뭔가 개선작업이 진행중일까 짐작할 뿐이다. 100미터로 짧지만 근사한 호수를 넘어가는 17번 홀이 시그니처 홀이었다.

실은 원래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Palm Springs였다. 훌륭한 코스들이 즐비한 동네라고 들었으나 그만큼 비싼 (게다가 1월이 성수기다) 모양이다. 백불짜리 라운드가 그럴 가치가 있느냐는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같이 간 이들에게 가성비 짱짱한 코스들을 경험하게해주고 싶었다. 동반자들은 어제가 미국에서의 첫번째 골프였을 뿐만 아니라 오늘이 생애 첫번째 36홀 플레이라고 한다. 물론 다들 나보다는 체력이 좋은 이들이니 끝나고서도 쌩쌩하다. 저녁도 먹어야하고, 쇼핑도 해야하니까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들렀는데 나는 그저 싼 옷이면 된다 주의라서 마샬이나 TJ 맥스를 선호하지만, 그리고 갈 때마다 뭔가를 자꾸 사오지만 막상 걸어놓고 보면 비슷한 옷들만 쌓여간다. 비슷한 폴로, 비슷한 티셔츠, 바람막이도 (어차피 맨날 하나만 입으면서도) 자꾸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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