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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프로들의 전지훈련지로 유명한 골프장인데 이름처럼 숙소가 딸려있으면서 비교적 저렴한 패키지가 있어서 그럴 것이다. 그린피는 살짝 높은 편이어서 내 기준에 초과하는 곳인데 몇일간 계속되는 폭우로 문을 연 골프장이 거의 없어서 어쩔 수 없었다. 여기는 Oaks/Creek/Stonehouse 코스로 이름붙은 27홀 골프장인데 Dick Rossen이 설계해서 1969년에 개장한, 테메큘라 골프장의 터줏대감격이다. 몇일간 오전에는 가랑비가 좀 오다가 차츰 개였던 경험으로 무작정 27홀을 다 돌겠다고 돈을 치렀는데 결국 Oaks와 Creek 코스까지만 어찌어찌 플레이하고 중단했다.

시작하면서 보니까 비싼 그린피가 이상할 정도로 평범해보였는데 평탄한 페어웨이가 직선으로 뻗어있고, 홀들 사이는 나무로 구분되는 식이었다. 이런 디자인은 미국 퍼블릭에서 흔히 보이는 파크랜드 스타일인데 비싸고 유명한 리조트 코스로서는 약간 실망이다. 잔디의 상태는 좋아보였으나 폭우에 대한 대비가 거의 없는 남가주 골프장이라 비에 잠긴 버뮤다 잔디는 죽죽 미끄러지고 지저분하게 보였다. 코스의 바로 옆으로 I-15 고속도로가 지나가는데 워낙 차량이 많은 도로라 무지 시끄럽다. 죄다 거기가 거기같은 홀들을 지나면서 몸은 젖어들었고, 차가운 바람까지 거세지면서 불현듯 내가 여기서 뭘하고 있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기회만 되면 나간다는 신조로 살아왔으나 내가 즐겁자고 하는 골프지 고생하는 것은 아니다 싶어졌다. 결국 18홀을 끝내고 접었는데 아마도 이날 우리가 Temecula Creek Inn 골프장의 유일한 팀이었을 것이다. 흠뻑 젖은 꼴을 본 프로샵 직원이 Stonehouse 코스는 산악지형이라 경치가 좋은데 아쉽겠네 하면서도 이런 날씨에는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다면서 거기는 다음에 꼭 와보라고 한다. 날씨 때문에 이 골프장의 진면목을 보지 못한 것이겠으나 아무튼 좋은 기억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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