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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골프장

SG (상떼힐)

hm 2020. 4. 23. 07:25

얼마전에 누가 여기를 가자고 해서 거기 망한 골프장 아니에요? 했었다. 몇년전에 우리나라에서 가볼 수 있는 골프장은 다 가보리라 어줍잖은 목표를 세웠을 때 충주 상떼힐도 목록에 넣어뒀었는데 회원들과의 분쟁으로 문을 열지 못한다고 들었고, 구글이나 네이버에서 찾아보면 "폐업"이라고 나와서 결국 가보지 못하겠구나 생각한 곳이다. 장호원 cc라는 이름으로 1989년에 문을 열었다가 충주 스카이뷰, 상떼힐 등의 이름을 거쳤고, SG 골프에서 인수했으나 회원권 보상의 문제로 손님을 받지 못한다고 했다. 설계자는 임상하 씨라고 하며, 18홀 회원제에 퍼블릭 9홀까지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문을 닫은 이후에도 전국의 SG 스크린 점주들에게는 라운드의 기회를 제공했으며, 골프장 관리도 계속 해왔던 모양으로 직장 동료의 지인 주선으로 나도 가볼 기회가 생긴 것이다. 현재의 정확한 명칭이 상떼힐인지 SG 골프클럽인지 잘 모르겠고 (티맵에서는 SG 골프클럽으로 찾을 수 있다), 나중에 정식으로 개장하면 이름이 뭐로 바뀔지도 모른다.

 

일요일 오전에 만나서 출발하는데 처음에는 직접 운전하고 가볼까 했었지만 안 그러기를 잘했다 싶게 멀었다. 장호원이니 감곡이니 하는 지역은 충주에 뻔질나게 다녔던 내게는 익숙하지만 갈 때는 몰라도 피곤한 몸으로 귀가하기에는 좀 멀다. 클럽하우스에 도착해서 보니 역시나 우리밖에 없었다. 팀이 적을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우리는 네팀) 여기는 "폐업"한 골프장인 것이다. 아예 캐디도 없으니 카트가 페어웨이로 들어가지 못하는 것만 빼면 (넷중에 운전자가 리모콘을 들고다닌다) 미국 골프장에 온 느낌이다.

그나마 코스를 잘 관리해놓은 모양이라 다행이구나 생각하며 나가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영업을 하지 않는 코스를 이렇게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미세먼지인지 안개인지 뿌연 시야라도 아무튼 코스를 전세낸 수준으로 우리는 27홀을 돌기로 했으니 시작은 레이크 코스부터다. 다행히 서너 홀을 돌면서부터는 안개가 걷혀서 코스의 모습을 즐길 수 있었는데 길면서도 난이도가 있어 재미있게 쳤다. 문닫은 골프장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17번 홀을 돌다가 "점심먹고 합시다" 전화를 받고는 공을 그대로 놔두고 들어와서는, 밥먹고 다시 18번부터 돈 것도 난생 처음 해보는 경험이었고, 27홀을 돌고도 아쉬워하는 동반자들 때문에 몇몇 홀을 되돌아가서 리플레이한 것도 한국에서는 있을 수 없을 경험이었다. 조만간 채비를 갖추고 정식으로 개장하겠지만 지금의 관리상태로도 충분히 좋은 골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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