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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작년이었지 싶은데 시카고 공항의 인근에 한국인들이 좀 모여사는 동네에 묵었을 시기다. 시카고는 우리나라에 못지 않게 추운 동네인데 그래도 문을 여는 골프장이 있어서 잘 찾아보면 겨울에도 라운드가 가능하다. 페어웨이 상태는 기대하지 말아야하며, 카트의 진입을 막아놓거나 아예 걷는 플레이만 허용하곤 하지만 아무튼 치게는 해준다. 이날도 기온은 영상이었어도 바람이 세찬 날이었는데 골프치는 (미친) 사람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으나 그래도 프로샵은 열려있었고, 걷는 그린피로 40불 정도를 냈다. Bob Lohmann 설계의 파 70 코스이며, 이름처럼 다리가 많이 놓여있다.
어차피 골프장을 우리가 세놓은 상황이므로 빽티에서 쳐보기로 했는데 바람에 실려 눈까지 슬슬 내리는 날이었다. 어차피 공치는 목적이므로 티샷을 대충 보내놓고는 백을 어깨에 맸는데 젖은 페어웨이를 걸으니 금새 물이 들어와서 축축해졌다. 비니로 얼굴을 감싸고 묵묵히 걸으려니까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일까 싶었지만 핵전쟁 이후에 홀로 살아남은 느낌도 있었고, 아무 생각없이 걷는 몇시간이 내가 골프를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코스를 제대로 느꼈다고는 할 수 없는 날이었지만 해저드를 피해 넘어가야하는 홀들이 많아서 쉽지 않았다. 전장이 길지는 않았지만 샷의 정확성과 전략이 필요한 골프장이라 언제 날씨좋을 시절에 다시 방문해서 코스를 제대로 즐겨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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