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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노이주에서 가장 높게 평가되는 퍼블릭인 Stonewall  Orchard 골프클럽은 작년 5월에 왔었다가 밤새 폭설이 내렸던 탓에 포기했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 굳이 다시 방문했다. 시카고 시내에서라면 북서쪽으로 한시간 반은 가야하는 위치인데 내가 묵는 호텔에서는 30분 정도 걸렸다. 가격은 좀 비싸서 인당 70불인데 거의 텅텅 비어있는 코스라서 혼자서 카트를 몰고 나섰다. 이번에는 더운 날씨였지만 밤새 비가 많이 왔어서 카트가 페어웨이로 들어가지 못해서 힘들었다. Arthur Hills 설계인 골프장은 캘리포니아에서 몇군데 가봤었는데 시각적으로 극적인 디자인을 선호하는 골퍼라면 좋아할 것이다. 톡 쳤는데도 반대편으로 공이 나가버릴 정도로 엄청나게 빠른 그린도 오랜만이다.

혼자서 대충대충 치다보니 전반에만 버디를 두개나 했는데도 41타를 쳤다. 귀국하면 다시 레슨을 받아야겠다 생각할 정도로 아이언샷 감이 죽어버려서 고생하다가 13번 파 3 홀에서 6번 아이언으로 친 공이 홀로 쏙 들어가버렸다. 생애 두번째 홀인원인데 주변을 둘러봐도 아무도 보이지 않아서 그냥 홀컵에 들어간 공을 사진으로 남겼을 뿐이다. 버디 두개에 홀인원 하나인데 18홀을 마치고나서의 스코어가 간신히 80대 수준이니 골프장만 맨날 다닐 것이 아니라 연습장에 가서 레슨을 받아야겠다. 그래도 드라이버를 비롯해 우드류는 그럭저럭 맞아줘서 스윙이 아주 망가진 것은 아닌 것 같다.

이 골프장이 자리잡은 동네에서는 대단한 경치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주변에 주택가가 없어서 좋다 (몇몇 홀에서는 저멀리 철탑이 보이긴 한다). 홀들 공략에 일관성이 없이 다양한 디자인인데 파 3 홀들의 경우 100야드가 있는가 하면 드라이버가 차라리 나은 정도로 먼 홀도 있다. 파 4 홀들은 전반적으로 길어서 두번의 아주 잘맞은 샷이 아니면 공략이 어렵다. 특이한 것은, 짧은 홀들은 그린이 작고 언듈레이션이 많은 반면에 긴 홀의 경우 커다란 그린이라 이런 면에서 밸런스를 추구한 모양이다. 그리고 전후반을 마무리하는 9번과 18번은 커다란 호수를 끼고 그린이 위치하는데 멋지긴 하지만 우리나라 골프장들에서 흔히 보이는 식이다. 아무튼 훌륭한 골프장은 맞는데 멀리까지 와서 70불을 낼만하냐고 물으면 시카고 주변에서 30불짜리를 두번 치는 편이 낫다고 본다. 인생에 한번쯤은... 그럴 골프장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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