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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인 Morgan Hill은 산호세 카운티에 속한 동네니까 여기 묵는 우리로서는 가장 먼저 떠올릴 골프장이지만 Coyote Creek은 내 개인적으로는 "훗날을 위해 남겨놓았던" 그런 곳이다. 언제라도 가볼 수 있을 위치고, Tournament와 Valley 코스로 구성된 36홀은 Jack Nicklaus 설계로 평도 대체적으로 좋았기에 언제 하루를 작정하고 두 코스 모두를 돌아볼 작정을 하던 터였다. 하지만 이제 나이가 들었는지 하루 36홀씩 연짱으로 치는 골프는 좀 힘들어져서 그냥 18홀만 돌기로 했는데 하루에 한 코스라면 그 선택은 당연히 Tournament 코스일 것이다. 퍼블릭인 Valley 코스는 나중에 언제라도 경험할 기회가 있을 것이고, 인당 $95의 그린피는 주말을 감안하더라도 좀 비싸다 싶었지만 Tournament 코스에서는 그렇게 받을 이유가 있겠지 싶었다.
밸리코스는 좀 밀리는 분위기여서 토너먼트 18홀만 치는 것이 옳았구나 생각하며 우리는 티샷을 시작한다. 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진행되는 전반의 홀들은 잭니클라우스 코스의 명성에 걸맞게 아름다왔는데 비교적 편안하고 관대한 페어웨이에 그린 반쯤을 가리는 벙커 등등 내가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의 코스였다. 처음 몇몇 홀에서는 티샷이 치는 족족 오잘공에 러프도 비교적 짧게 깎여있어서 그린을 바로 노리게 된다. 그린은 잭니클라우스 코스 치고는 좀 작은 편이지 싶은데 언듈레이션이 적어서 차라리 (커다랗고 울퉁불퉁한 것보다는) 이런 식이 더 낫다. 그러나 후반으로 넘어가면서 무진장 길기만 한 홀들이 연속되어 주말이지만 백불짜리 수준은 아니다 싶었는데 마지막 17번과 18번은 정말 위대하다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멋진 홀들이었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본보기가 될 17번은 일단 티샷을 똑바로 멀리 보내야하는 파 5인데 세컨샷을 치려고 보면 몇가지 옵션이 있다. 티샷이 잘 맞았고 장타자라면 투온을 노려볼만도 한데 그린은 호수에 떠있는 아일랜드 그린이다. 아니면 오른쪽으로 보면 개울을 넘어 조그마한 페어웨이가 하나 더 있어서 그리로 세컨샷을 보내서 짧은 어프로치를 할 수도 있다. 내 경우는 페어웨이의 왼쪽을 따라서 안전하게 갔는데 그쪽에서는 그린이 잘 보이긴 했지만 어프로치의 거리가 많이 남아서 결국 공 하나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호수를 끼고 오른쪽으로 돌아가서 다시 아일랜드 그린으로 끝나는 18번도 (비록 공 두개를 물에 갖다바쳤지만) 아름다왔다.
여기는 산호세에서 가깝고, 101번 고속도로가 지척이라 (실은 고속도로가 골프장을 가로지른다) 위치는 아주 좋지만 반대로 소음과 경관이라는 측면에서는 마이너스가 된다. 길고 어려운 코스에 옆으로는 차들이 쌩쌩 달리면 뭔가 어수선하고 지친다. 사진빨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실제로 보면 드라마틱한데) 좀 떨어진다. 페이스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자면, 앞에 느려터진 포썸이 몇몇 있었으나 우리가 다가가면 다 패스시켜준 덕택에 2시간반만에 Tournament 코스를 끝내버렸다. 백돌이 골프를 친 날이지만, 골프에 대한 자신감이 무너져버린 상황이지만, 오후에 마땅히 계획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선택은? 당연히 골프를 더 치는 것이니 근처 어디로 갈까 검색하던 끝에 멀리 갈 것도 없이 Valley 코스를 돌아보기로 했다. 핫도그 하나로 허기만 달랜 상태에서 공도 잘 맞지 않으니 긴 하루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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