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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다시 가보고싶어서 아쉬워했던 Quail Ridge 컨트리클럽을 십년만에 다시 가본다. 이 골프장의 흥망성쇠를 내가 보스턴에 살던 시절에 그대로 목격하였던 바 있는데, 원래 Mark Mungeam 설계로 문을 열었던 2005년 당시에는 골프다이제스트 등의 잡지에 가장 기대되는 회원제 골프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몇년이 지나 일부 티타임을 일반에게 푸는 세미프라이빗 골프장으로 운영하던 당시에 몇차례 가보았었는데 잘 관리된 산악지형 코스였고, 특히 마지막 17, 18번의 아름답고도 어려웠던 기억이 오랫동안 남아있었다. 2012년 정도에 주인이 바뀌었는데 골프장은 9홀만 남기고 나머지는 주택을 짓는다는 소문이 들려왔었다. 그리하여 이번에 다시 찾은 Quail Ridge는 살아남은 9홀 코스가 된다. 참고로 설계자인 Mark Mungeam은 Geoffrey Cornish, Brian Silva 등이 속한 회사의 (미국 북동부에는 이들이 만든 골프장들이 상당히 많다) 대표직을 지금도 맡고 있다.

오전에 걷는 그린피로 25불을 냈는데 frost delay로 십여분 출발이 지체되었을 뿐 코스의 상태는 좋아보였다. 9홀만 남겼더라도 제대로 18홀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서 티박스를 전반과 후반에서 다르게 배치하였는데 가령 1번은 비교적 무난한 파 4 홀이지만 훨씬 뒤쪽에서 티샷하는 10번은 파 5가 된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예전의 백나인으로 보이는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홀들을 지나치게 되는데 그래도 관리는 대충이라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주민들이 다른 용도로 이용하는지 티박스의 마커와 그린에 핀이 꼽혀있지 않았을 뿐 제대로의 홀 모양을 간직하고 있었다. 산기슭을 따라 루트를 낸 골프장이라 긴 비거리보다는 정교한 샷이 필요했고, 오르막이 많아서 모처럼 골프백을 매고 걸으려니 힘들기도 했다. 예전에 왔던 당시에도 느꼈었지만 라운드를 마무리하는 8번과 9번이 가장 어렵고도 근사했는데 원래의 18번 홀이었던 9번은 계곡을 넘어 조그맣게 보이는 그린으로 티샷하는 파 3 홀이다. 쉬워보이지만 아무래도 힘이 들어가기 때문에 한 클럽을 크게 잡아서 파를 한 것이 나름 뿌듯했다. 클럽하우스에는 무료 커피가 끓고 있었고, 샤워실이 갖춰진 라커룸도 그대로여서 원래 여기가 고급 회원제였음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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