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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Coyote Hills를 돌고서 바로 인근의 Black Gold로 이동했다. 미국에서도 골프붐이 일던 21세기 초에 나름 부촌이라고 하는 요바린다의 언덕에 Arthur Hills 설계로 만들어졌으니 나쁠 리가 없는 골프장인데 몇년전에 한번 들렀다가 비가 와서 포기한 적이 있었다. 당시 클럽하우스에서 바라본 코스가 대단히 근사해보여서 언젠가 다시 오리라 생각했었고, 이후에도 여러번 근방을 지나쳤긴 한데 가격이 (비로 취소했던 당시에는 평일 오후에 50불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백불을 훌쩍 넘겨버려서 입맛만 다셨던 것이다. 이제는 돈도 돈이지만 몇푼 아껴보겠다고 생업을 포기한 사람처럼 종일 컴퓨터만 들여다보는 모습이 한심하기도 해서 그냥 적당한 시간으로 잡았다. 말하자면, 코로나 이전에도 평일에 백불은 받았던 곳으로 몇년이 지났어도 가격을 올리지 않은 셈이다. 오랜만에 왔어도 첫 눈에 좋은 골프장이다 싶었던 것이, 잔디의 상태도 좋아보였지만 언덕과 산세 사이로 흐르는 페어웨이가 매우 친숙해서 그랬다. 클럽하우스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지역 주민들도 식사만 하러들 많이 오는 모양이었다. 카트도 신제품인지 리무진처럼 푹신하고 고급스런 의자에 천장에는 블루투스 연결이 가능한 스피커까지 달려있었다.

산세를 따라서 길을 낸 골프장이므로 우리에게는 친숙한 광경이었고, 레이아웃도 어려우면서 재미있다. 대부분의 그린이 높게 솟아있어서 정확한 거리를 보내는 것이 중요했고, 블라인드 티샷도 종종 필요했기에 처음에 블루티로 시작했지만 얼마 안가서 화이트티로 옮겼다. 한국의 비슷한 골프장에서도 종종 겪는 일이긴 한데, 캐디가 없기 때문에 GPS 지도를 보고 저리로 보내면 되겠거니 해서 생각대로 잘친 공도 막상 가보면 좋지 않은 위치인 경우도 있었다. 페어웨이 언듈레이션도 심해서 운좋게 공이 더 굴러가기도 하고, 반대로 나쁜 위치로 흘러가버리기도 한다. 하루에 이 골프장에서 두번의 라운드를 한다면 두번째는 좀 다른 전략으로 더 나은 스코어를 만들어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 홀들이 다 독특하고 재미있었지만 짧으면서도 온갖 트러블을 겪게되는 2번 홀과 라운드를 마무리하는 18번이다. 특히 18번 홀은 클럽하우스에서 전장이 다 보이기 때문에 점심을 먹으면서 어이쿠 저렇게 치면 물에 빠지는데, 저기에 공을 보내면 좋은 각도가 나오겠는데 이러면서 보았던 홀이다. 해가 질 무렵 이 홀을 플레이했으므로 생각처럼 치지는 못했지만 그럭저럭 포온으로 보기를 했으니 나름 뿌듯하다. 페어웨이 잔디가 키쿠유 종으로 보였는데 관리도 잘해놓아서 이 겨울에도 초록초록했다.


클럽하우스에서 바라본 18번 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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