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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일정의 마지막 날이 토요일인데 돈을 조금 더 내더라도 괜찮은 골프장을 가보고 싶었지...만... 일주일쯤 전부터 골프장 홈페이지나 부킹사이트를 들락거린 결과 내가 너무 만만하게 생각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LA 인근에서 토요일 오전에 티타임이 열려있는 곳은 다들 꺼려하는 골프장들이고, 그나마도 비쌌다. 결국 오전에는 동쪽으로 한시간 이상을 달려 쇼핑이나 하다가 San Bernadino 카운티까지 가야한다. 그래도 Sierra Lakes는 예전부터 평이 좋아서 한번쯤 가보고싶었던 곳이며, Ted Robinson 시니어가 설계한 18홀이다. 고급스런 주택가 커뮤니티가 조성된 가운데에 있는 골프장이라 이런 코스는 별로일 수가 없다.

어제 오후에 더워서 고생했었고, 이날은 기온이 더 올라가서 급히 반팔 티셔츠를 구입했는데 골프장에는 (햇살은 뜨거운데) 세찬 바람이 불어서 추웠다. 늦을까봐 서둘렀지만 무난하게 티타임을 맞출 수 있었고, 1번 홀에서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출발했다. 티박스에서 바라보니 페어웨이가 올록볼록하고, 그린은 좀 높게 솟아있는 것이 일단 근사해보이는 동시에 살짝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페어웨이가 누렇게 보여도 잔디의 품종 때문인 듯 볼을 치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고, 거의 모든 홀에서 그린 뒷편으로 산세가 보이는 것도 익숙한 듯 근사했다. 터이트한 버뮤다 잔디에 바람까지 부니까 페어웨이에 공이 떨어지면 한없이 굴러간다 (러프를 피하는 것이 최선). 그린까지 가기에는 큰 어려움이 없고, 커다란 그린은 이리저리 브레이크가 많아서 쉽지 않았고, 바람으로 단단해지기까지 해서 엄청난 속도였다. 몇몇 홀에서 보이는, 눈덮인 Cucamonga 산의 경치도 좋았다.

12시경에 시작한 라운드는 (우리 뒤에는 아무도 없었음) 앞의 두 팀 정도가 (한국인으로 보였음) 크게 내기를 하는지 한없이 느리게 플레이해서 결국 해가 져가는 시각에 끝이 났다. 언제라도 San Bernadino 지역에 올 기회가 생긴다면, 그리고 가격이 지금보다는 조금이라도 내려간다면 다시 와볼만한 골프장인데 이제 미주 한인들이 LA 동쪽으로 많이들 이주하는지 주변에 한식당들도 많았고, 살기 좋은 동네로 보였다. 바람이 많이 부는 것도 이날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이쪽 동네의 특징인 모양이어서 제대로 준비하고 와야겠다. 그래도 기온이 따뜻해서 크게 힘들지 않은 라운드였고, 이로써 모처럼만의 미국 골프여행을 마친다. 총 6번의 라운드에 그린피로만 5백몇십불이 들어서 (아무리 Trump National이 포함되었어도) 한동안은 굳이 이렇게 멀리까지 와서 골프칠 일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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