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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후지노모리 골프클럽에서 18홀을 쳤으니 근방에서 오후 라운드를 잡아본다. 구글맵을 보면 역시나 주변에 여러 골프장들이 보이는데 가격이 적당한 곳으로 찾아서는 라쿠텐 사이트로 들어가서 부킹하려고 했더니 같은 날짜에 두 골프장은 안된다고 (일본은 큐슈처럼 한국인들이 많은 동네가 아니면 하루 36홀을 이해하지 못하는 모양) 나온다. PGM 고텐바 컨트리클럽 (御殿場カントリークラブ)은 이름에서부터가 퍼시픽골프 계열이기에 급하게 회원가입을 했고, 오후 1시의 18홀 스루플레이로 부킹했다. 굳이 이름 앞에 PGM을 붙이는 것은 아마도 인근에 고텐바 골프클럽이 있기 때문에 (이쪽도 부킹이 가능했는데 어차피 다 초행이기 때문에 약간 싼 PGM으로 잡음) 구별을 위한 것이지 싶고, 구글맵에서는 예전 명칭이 아시가라삼림 (足柄森林) 컨트리클럽이라고 나오는데 위치 자체가 아시가라 삼림공원 내부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외에도 고텐바라는 (한글로나 발음으로나 고텐바인데 영어로는 Gote"m"ba) 지역에는 프리미엄 아울렛이 있어서 시즈오카 등을 여행하는 분들은 친숙할 지명이고, 이 골프장 바로 옆에 아울렛이 있으니 입지로는 귀가 솔깃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 토미자와 세이조 (富澤誠造) 씨가 설계한 18홀 골프장으로, 이 분은 어려서부터 그린키퍼로 일하다가 이노우에 세이치 (井上慶一) 씨의 문하로 들어가 골프장 디자인을 배웠고, 일본에서는 가장 많은 코스를 만든 설계자로 꼽힌다고 한다. 투그린 시스템의 신봉자로, 커리어의 시작이 그린키퍼였기 때문에 관리가 용이한 디자인을 추구하여 양쪽의 그린을 비슷한 모양, 같은 거리와 난이도로 만들어야한다고 주장했다고.

일본에서는 (아무리 여름이라도) 오후의 스루플레이는 거의 마지막 팀이기 때문에 전반에는 느리고, 후반은 빨라진다. 비의 예보가 있었기 때문에 후지산 뷰는 기대도 안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네이버 등에 올린 사진들을 보면 (날이 좋으면) 고텐바 아울렛 뒤로 멋지게 보인다고 한다. 굳이 후지산이 아니더라도 울창한 삼림 사이로 페어웨이가 그려져있는 뷰 맛집이긴 하다. 첫 홀을 플레이하고 보니까 여기도 짧으면서 별다른 장애물이 없이 그린까지 도달하는 쉬운 코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그랗고 작은 그린이지만 웨지로 어프로치하니까 딱히 미스할 일도 별로 없었다. 다만 덥고 습한 날씨에 후반에는 완전히 지쳐버려서 샷이 난을 치기 시작했고, 반바지로 드러난 다리는 모기에 무방비로 노출되었다. 고텐바 아울렛과 담장을 사이에 두고 붙어있는 홀에서는 쌩크 두방에 양파까지 했으니 잘나가던 스코어를 후반에 다 망쳐버렸다. 그나마 시원한 동네를 찾는다고 후지산 기슭으로 왔는데 역시 한여름의 36홀은 힘들었다. 근처 스키야에서 규동으로 대충 때우고는 돌아오는데 지진경보로 휴대폰이 먹통이 되어버려서 급히 갓길로 차를 대놓고 기다린 것도 잊지 못할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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