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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일본여행의 마침표는 (근방의 나라시노보다 더) 명문으로 손꼽히는 소부 컨트리클럽 (総武カントリークラブ)이다. 사실, 일본오픈 등을 수차례 개최한 쪽은 27홀 회원제 (여기도 남는 티타임을 비회원에게 풀어주기 때문에 비싼 가격만 감당한다면 플레이가 가능하긴 함) 소부코스인데 그쪽은 가격도 가격이지만 주말에 캐디를 꼭 써야하고, 걷는 골프장이다. 소부 cc에는 따로 9홀 북코스 (여기도 걷는 골프장이지만 노캐디 가능), 그리고 18홀 인바코스 (印旛コース)가 딸려있어서 이쪽을 부킹했다. 인바코스는 노캐디가 가능하고, 카트를 타는데 주말 새벽에 비회원들에게도 티타임을 열어준다. 토미자와 세이조 (富澤誠造) 씨가 설계한 소부코스와 달리 이쪽 인바코스는 Jack Tuthill이라는 분이 디자인했다는데 이 사람은 프로 경력은 없으나 한때 PGA 투어의 디렉터로 일했으며, 태국의 아티타야 리조트 등에도 관여했다는데 그보다는 젊은 시절 FBI 요원의 경력으로 더 유명하다.
일요일 새벽 5시반의 스루플레이라 끝나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 느긋하게 쉬다가 공항으로 갈 생각이었다. 골프장에 들어서니 (소부코스와 좀 떨어진 위치다) 클럽하우스 앞으로는 가지 못하게 해놓았으며, 80미터쯤 더 들어가서 카트에 바로 골프백을 싣는다. 클럽하우스는 회원들이 내장하는 8시쯤에나 문을 연다고 하는데 그래도 화장실은 들를 수 있었다. 일본의 5월에는 일출시각이 4시반 정도라서 어제의 나라시노 CC도 새벽 4시 44분의 티타임이었다. 우리는 10번 홀부터 시작했는데 대충 멀리서 봐도 (미국인의 설계답게) 좁아보이고, 그린은 커다란 원그린 시스템이다. 2단, 3단으로 굴곡이 있는 그린이어서 일본의 전형적인 코스라기보다는 우리나라 (아니면 미국) 느낌이 났다. 그리고 여기는 양잔디 페어웨이라서 카트가 안으로 들어간다. 진입이 금지된 홀들이 몇몇 있었어도 일본 골프장에서 카트로 페어웨이를 달리는 기분은 색달랐다.
시작하면 받은 스코어카드에는 화이트티에서 5,400 야드 정도로 짧은 코스라고 적혀있었으나 막상 쳐보면 투온이 힘들 정도로 길게 플레이되었다. 꾸준히 연습한 덕일까 티샷이 내내 잘맞았음에도 그랬는데 티박스의 위치에 따른 차이가 있겠지만 결코 만만한 골프장은 아니었다. 이정도 수준의 코스에서 주말 13만원 정도였으니 아주 만족스러운 라운드여서 보다 명문으로 치는 소부코스도 (나오는 길에 지나오면서 군침흘리며 보았다) 언제 한번 플레이해보고는 싶은데 그쪽은 가격이 비싸고, 캐디와 함께 걷는 골프장이라 (혼자 온다면 몰라도) 동반자들의 동의를 얻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인바코스가 이렇게나 좋은데, 소부코스는 얼마나 좋을까 생각과 함께 거기보다 여기, 인바코스가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동시에 했다. 게다가 일찍 시작해서 4시간만에 18홀을 돌았기 때문에 다시 숙소로 돌아가서 쉬다가 여유있게 공항으로 갈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귀국편 비행기를 오후 1시 정도로 했어도 충분할 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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