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작년에 바로 인근의 인자이 시에서 묵었던 당시에 이 골프장에서 PGA 투어의 조조챔피언십이 개최되는 모습을 군침만 흘리며 (2023년에는 콜린 모리카와 우승) 지켜보았다. 앞서 2019년의 초대 대회에서 타이거우즈가 통산 82번째 우승으로 부활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만 첫날에는 10번 홀부터 시작하면서 세 홀 연속으로 보기를 하길래 tv를 꺼버리고 싶었다) 투그린 코스에서도 투어프로들은 잘치는구나 그런 생각을 했었다. 대회가 열린 골프장을 알아보니 의외로 퍼블릭 부킹이 가능한 곳이었고, 위에서 적었듯이 작년 가을에 우연하게 잡았던 숙소 바로 옆이었다 (인자이 시에는 여기 말고도 유명한 골프장들이 여럿 있는데 대부분 회원제라서 부킹이 어렵거나 비싸다). 나라시노 컨트리클럽 (習志野カントリークラブ)은 후지타 킨야 (藤田欽哉)가 설계해서 1965년에 개장한 36홀 골프장으로, 1968년 일본 PGA 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수많은 경기가 열렸던 곳인데 (조조챔피언십을 포함하여) 남자 대회는 주로 킹코스에서, 여자대회는 퀸코스에서 열렸다고 한다. 양쪽 코스의 가격은 동일하나 점심을 포함하여 14,000엔 정도니까 평일임을 감안하면 비싼 편이다.

킹코스는 이후에도 1972년 일본항공 오픈을 개최하여 당시 Gary Player와 Peter Thompson의 파이널 라운드에서 게리플레이어가 극적으로 승리한 일, 1977년의 일본오픈에서는 Seve Ballesteros가 우승, 이후 십수년동안 산토리오픈을 개최하는 등 역사가 담긴 코스였다. 어렵기로 소문난 코스라서 타이거우즈도 첫날 시작하는 10번 홀의 티샷이 물에 빠졌고, 드롭해서 3타만에 그린으로 올려 보기를 했었는데 그래도 우리는 화이트티니까 좀 낫겠지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다. 그런데, 스코어카드에 적힌 일본어를 번역기로 돌려보니 "레귤러티 기준" 일본에서 가장 어려운 코스라고 겁을 준다 (특히 12번 홀은 PGA 투어가 선정한 가장 어려운 파 4 홀로 뽑힌 적도 있다고 한다). 퍼블릭 부킹을 받지만 클럽하우스와 코스의 상태는 기대 이상이었고, 스타트 광장이 (36홀이니까) 좀 복잡하긴 했어도 일본답게 스무스한 진행이었다. 막상 쳐보니까 길이는 길지 않으면서 도그렉과 수많은 벙커로 골퍼를 어렵게 만드는 식이어서 안양 cc의 느낌도 났다. 홀마다 두개의 그린에 앞뒤로는 벙커가 자리잡았고, 페어웨이 중간이나 그린을 앞두고 커다란 나무가 심어진 홀들에서는 미국에서 온 PGA 프로들이 이건 대체 뭐야, 황당했을 것 같다. 기억에 남을 홀들이 여럿 있었는데 파 5와 파 3가 다 근사했지만 무엇보다도 10번 홀의 모양을 티박스에서 내려다보니 타이거가 저쪽 물을 넘기려다가 빠졌구나 이해되는 광경이었다. 조만간 퀸코스도 부킹해서 가볼 생각이다.


'아시아 골프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Fuji Ichihara, Chiba, Japan  (0) 2024.05.03
Kazusa (Fuji/Tsubame), Chiba, Japan  (1) 2024.04.30
Sennan, Osaka, Japan  (0) 2024.04.04
Kyoto Ohara, Kyoto, Japan  (0) 2024.04.01
Inami Fuji, Wakayama, Japan  (0) 2024.03.29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TAG
more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