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오전에 니조 cc에서 18홀을 치고서는 바로 인근에 (현 경계를 넘어) 있는 후쿠오카 세븐힐즈 (福岡 セヴンヒルズ, 영어로 Fukuokasevunhiruzu라고 쓰는데 주소는 후쿠오카현이 아니라 사가현이다) 골프클럽으로 이동했다. 여기는 평가가 아주 좋은 회원제인데 오후의 노캐디 플레이로 9천엔 정도니까 아까 쳤던 니조보다도 저렴하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일본 전역에 수많은 골프장들을 설계한 카와타 타이조 (川田太三) 씨가 디자인해서 1993년 개장한 명문이라고 해서 꼭 가보고 싶었는데 라쿠텐 등에서는 부킹이 어렵기에 직접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후 티를 잡았다. 어디선가 여기를 한국인이 인수했다는 글을 본 것도 같은데 도착하면서 보니까 전혀 그런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한국어로 적힌 안내문같은 것이 없었고, 프론트 직원도 말이 통하지 않았다). 차분한 분위기가 확실히 오전보다는 좋은 골프장이다 싶었고, 이번에는 바다가 아니라 산악지형 코스였다.

바닷가 골프장도 이국적이라 좋지만 오션뷰는 잠깐 감동하고는 치는 내내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반면, 익숙한 모습이라 그런가 나는 여기처럼 산등성이 사이로 치는 골프를 더 좋아한다. 특히 세븐힐즈는 홀들의 고저차가 엄청났는데 이러면 어렵다고 느끼실 수도 있겠으나 일단 티박스에서 바라보는 페어웨이와 주변의 경치가 엄청나다. 높은 위치에서 내려다보면 실제보다 더 극적이고 어렵게 보이는 법. 거리가 긴 홀도, 짧은 홀도 적절하게 섞여있어서 더욱 재미있었다. 기억을 돌아보자면 중간중간에 호수도 끼고 있어서 물을 돌아가는 롱홀 5번의 경치가 전반에서는 가장 멋있었고, 페어웨이로 내려가서는 해저드 반대편으로, 그리고 그린 뒷편으로 펼쳐진 높게 솟은 삼나무 숲이 근사했다. 일본 골프장에서 한국과 다르다고 느끼는 요소가 바로 이렇게 똑바로, 높게 자란 나무들인데 우리나라의 소나무와 다른 멋이 느껴진다. 역시 파 5인 13번은 저 아래로 티샷을 해놓고 보면 페어웨이가 좌우로 갈라져있어서 공이 어디에 떨어지느냐에 따라 그린 공략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도 재미있었다. 바다가 아예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라서 15번 홀의 티박스에서는 그린 뒷편으로 (오전 내내 지긋지긋하게 보았던) 현해탄이 보이지만 이 골프장은 근본적으로 산악 코스다. 경치만으로도 탑급인데 잔디의 상태도 나쁘지 않았으니 9천엔 그린피가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일본 골프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Wakaki, Takeo, Saga  (0) 2025.04.23
Hanamatsuri, Kohoku, Saga  (0) 2025.04.21
Nijo, Itoshima, Fukuoka  (0) 2025.04.17
Inabu, Toyota, Aichi  (0) 2025.03.26
Excellent Golf Ichishi Onsen, Tsu, Mie  (0) 2025.03.21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TAG
more
«   2025/06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