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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는 나고야에서 추위로 고생했지만 마침내 봄이 되어 이번에는 후쿠오카로 왔다. 원래 이날에는 저 아랫쪽 구마모토까지 (아소산 근처에 싸고 좋은 골프장들이 많다) 내려가서 운동할 계획이었으나 하루 36홀을 쳐야하니 먼 동네는 운전이 너무 피곤하지 싶어서 타협을 한다. 후쿠오카에 가는 한국인들에게 꽤나 유명한 니조 컨트리클럽 (二丈 カントリークラブ)은 아코디아 소속의 퍼블릭이라서 평점이 썩 높은 편이 아니지만 시내에서 멀지 않으면서 바다를 끼고 있어서 가격도 살짝 높다. 설계를 아카보시 야지 (赤星弥次)라는 사람이 했다는데 이 분은 삼촌들인 로쿠로, 시로 (아카보시 가문은 일본 골프계에서 설계로 꽤나 유명한 모양) 등과 함께 일했던 디자이너라고 한다. 다만, 야지 씨는 별로 유명하지 않아서 큰 기대를 할 것은 아닌데 니조가 한국인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후쿠오카 골프장인 것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바다를 보며 치는 골프장이라고 뭐 대단한 것이 있지 않겠지만 우리나라가 온통 산이기 때문에 이런 곳에 오면 뭔가 외국에 왔구나 그런 느낌이다. 클럽하우스를 작년에 새로 지었다던데 뭔가 일본스럽지 않게 현대적으로 바뀌었다. 게다가 직원들 말고는 여기가 한국인가 싶을 정도로 온사방에서 한국말이 들린다. 한국인들 뿐만 아니라 중국인들도 많다. 일본보다 외국에 더 알려져서일까, 가격도 평일임에도 인당 9천엔 후반으로 비싸다. 아무튼 1번 홀을 지나면서부터 시원스런 오션뷰가 펼쳐지는데 코스 자체는 산기슭이라 (각자의 공을 찾아다니며 치기 바빴더니) 여느 우리나라 골프장과 비슷하다. 후반의 홀들은 산악지형 홀들도 몇몇 나온다. 다들 시그너처 홀이라고 부르는 15번은 티샷부터 어프로치까지 바다를 옆에 두고 하니까 확실히 근사하긴 한데 애초의 기대와 가격을 생각하면 그저 그런 느낌으로 라운드를 마쳤다. 페어웨이나 그린의 상태는 아직 4월이어서일까, 작년 이맘때 치바현 골프장들은 상태가 좋았던 기억이어서 상당히 실망스러웠다. 게다가 우리는 아침 첫 팀의 스루플레이로 부킹했는데 전반이 끝나고 나서 (중간에 끼어드는 팀들 때문에) 3, 40분을 기다렸으니 내가 잘못 이해한 것일까 좀 당황스러운 운영이다.
그럭저럭 즐거운 라운드를 미치고 점심을 먹으면서 여기가 과연 평일에 만엔의 가치를 하는가, 한국인들에게 인기인 이유가 뭘까 생각해본다. 뷰를 빼놓으면 디자인은 평범, 관리상태는 별로인 수준이지만 주말에 17,000엔까지도 올라가니 이정도면 명문 회원제의 가격이다. 그래도 한국사람들이 가장 많이들 가는 후쿠오카 주변인데다가 도착일에 바로 운동하기 좋게 오후 스루플레이도 항상 가능하다. 게다가 주말에도 2인 플레이와 페어웨이 진입을 허용하는 등 우리나라 골프장에 불만이었던 이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니까 (그러면서도 한국 골프장에 비하자면 여전히 엄청 저렴) 이해는 된다. 그래서 오션뷰까지 해서 오래전부터 한국인들에게 어필하지 않았을까 싶고, 그러나 주변으로 거의 반값이면서 괜찮은 코스들이 넘치는 일본이라서 나로서는 이번 한번의 방문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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