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포천에 가산노블리제cc라는 이름의 회원제 27홀 코스로 2010년에 개장했다가 망하고 퍼블릭으로 전환하면서, 507명의 회원들이 입회금을 단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 곳이 (국내 첫 사례라고 한다) 푸른솔 포천이다. 회원권을 샀다면 분통이 터지겠으나 아무튼 퍼블릭으로 다시 개장하면서 스카이 72 식의 서비스정신, 중간에 무료로 간식이 제공되는 것을 넘어서 그린피에 "식사가 포함" 식이어서 차츰 인기있는 골프장으로 변모했다. 나는 십년전쯤에 한번 가보고는 이번이 두번째 방문인데 주변 골프장들에 비해 살짝 비싼 그린피 때문에 기피하던 곳이었고, 이번에는 더운 오후 티타임이라서인지 조금 저렴하게 나왔길래 간다. 돌이켜보면, 십년전쯤에 처음 갔었던 당시에는 김모 프로와 카톡을 하다가 요즘 어디 불러주는 이..

제주공항에 도착해서 가장 가까운 골프장으로 골프존카운티 오라가 꼽히지만 못지않게 도심에서 가까운 곳으로 한라산 cc가 있다. 이름에서나 다녀온 이들의 평가에서나 오래된 퍼블릭 수준으로 생각되겠지만 의외로 David Dale 설계의 18홀인데 시작도 회원제였다. 지금도 전화로만 예약하는 등 시대에 뒤떨어진 것은 분명한데 오래전 한번 다녀온 기억으로 코스만큼은 아름답고 재미있었다. 그래도 사진을 별로 찍지 않았던 것이 아쉬워서 모처럼 제주도를 다시 가는 김에 한라산 cc를 가보자고 우겼던 것이다.오래되어보이는 클럽하우스에 도착해서 우선 비용을 결재하고 들어간 화장실에는 비데가 없거나 고장나있었다. 라커룸도 습해서 냄새가 났다. 이래서야 첫인상이 좋을 수가 없다. 그래도 토요일 오전 7시대의 티타임이라 전날 ..

인천공항을 갈 때마다 영종대교 아래로 섬에다가 골프장을 열심히 만들고 있던데 거기를 (개장하자마자) 갔다. 이름은 베르힐 (Verthill) 컨트리클럽 영종. 항만공사를 하면서 형성된 매립지 섬에다가 리조트, 주택단지 등을 포함한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었는데 원래는 일본 마루한 그룹의 사업이었다고 한다 (만일 그렇게 성사되었다면 태평양클럽 영종이 되었을 것이다). 십여년이 지나도록 지지부진하던 드림아일랜드 프로젝트는 결국 골프장만 간신히 (시행사의 원래 의도였을지도?) 조성되어 2025년 5월에 개장(한다고) 했다. 기사를 찾아보니 5월까지 개장하지 않으면 허가가 취소된다고 하는데 그러다보니 제대로 완성되지 않은 골프장을 급하게 개장한 모양이었고, 영종대교 아래로 나들목도 아직 개통하지 않아서 영종도로 넘..

춘천의 라비에벨은 부킹이 어려워서 자주 못갔지 언제라도 불러만주면 오케이인 좋은 골프장이다. 처음 생기던 당시에 달랑 하나만 있던 18홀 코스는 몇년뒤 라비에벨 올드코스가 되었고, 나중에 송호 씨의 설계로 추가된 듄스 코스가 그나마 부킹이 수월하지만 가격대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 산요수 골프리조트로 원대하게 시작했다가 망한 스토리는 이제 유명한데 그래도 시공사였던 코오롱의 의지 덕택에 (계획했던 54홀은 아니라도) 36홀의, 매우 독특한 두 코스를 갖춘 골프장이 되었다. 듄스 코스는 "숲속의 듄스"라고 좀 이상한 기치를 내세웠는데 그래도 산속에 있으니까 간척지에다 평평하고 재미없게 만든 현대더링스 같은 곳보다야 좋은 경치일 것이다. 처음 생각에는 나무심을 돈을 아끼려고 대충 모래밭과 갈대숲으로 조경을..

여기에도 골프장이 있었나? 싶게 가까운 남양주 천마산 아래의 (아재 취급을 받는 나이라면 다들 추억에 젖을 마석이라는 동네가 여기다) 18홀 코스. 나도 중학생 시절에 혼자서 버스를 갈아타가며 천마산 스키장을 가본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이제는 남이 운전해주는 차 뒷좌석에 앉아서 간다. 문턱이 높은 회원제라서 주변에는 가봤다는 사람도 많지 않아도 기회만 생긴다면 강변북로를 지나서 쭈욱 가서 잠실에서도 30분이면 간다. Dye 디자인이 관여했다고 하지만 실상은 조형설계만 그쪽에 맡긴 모양이고, 코스는 송호 디자인에서 했단다. 전장이 짧은 편이지만 집에서 비슷한 거리의 남양주 해비치에 비해서는 그나마 골프장답게 생겼다는 평이었다.동코스로부터 시작해서 서코스로 나오는 18홀인데 코스의 첫인상은 정말 평범한 국내 ..

몇년전에는 꽤나 자주 갔었던 아시아나 cc 동코스를 얼마만에 다시 가보는 것인지... 예전에는 이쪽 지역도 곤지암이라고들 했었는데 중부, 남촌, 렉스필드 등과는 달리 영동고속도로 양지 ic로 나가는 것이 빠르니까 (그리고 행정구역도 경기도 광주가 아니라 용인이다) 용인권 골프장이다. 내가 처음 가본 것이 십년전쯤에 봄이었는데 모처럼 부킹이 어려운 회원제라고 부풀었던 마음도 잠시, 클럽하우스에서 내려다보는 페어웨이가 마치 고분군을 연상시킬 정도로 심하게 구겨져있어서 이게 뭐냐 살짝 당황했었고, 그것이 Ronald Fream 코스와의 첫 만남이었다. 요즘에야 이런 식의 울퉁불퉁 인위적인 형태가 흔하지만 당시 초보였던 내가 느꼈던 것처럼 처음 이런 식의 설계를 접했던 개장 당시에는 얼마나 화제였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