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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골프장

비전힐스

hm 2020. 6. 8. 14:33

여기에도 골프장이 있었나? 싶게 가까운 남양주 천마산 아래의 18홀 코스다. 아재 취급을 받는 나이라면 다들 추억에 젖을 마석이라는 동네가 여기다. 나도 중학생 시절에 혼자서 버스를 갈아타가며 천마산 스키장을 가본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이제는 남이 운전해주는 차 뒷좌석에 앉아서 간다. 문턱이 높은 회원제라서 주변에는 가봤다는 사람도 별로 없는데 강변북로를 지나서 쭈욱 가면 잠실에서도 30분이면 간다. Dye 디자인이 관여했다고 해서 한번은 가보고싶었는데 실상은 조형설계만 그쪽에 맡긴 모양이고, 코스는 송호 디자인에서 했단다. 전장이 짧은 편이지만 집에서 비슷한 거리의 남양주 해비치에 비해서는 그나마 골프장답게 생겼다는 평이었다.

동코스로부터 시작해서 서코스로 나오는 18홀인데 코스의 첫인상은 정말 평범한 국내 골프장처럼 생겼다. 잘 깎인 잔디에 병풍처럼 둘러친 산세는 좋은데 코리아 cc 수준으로 평평해서 공이 잘 맞으니 송호 씨의 취향이 영향을 미치기는 한 것일까 궁금해졌다. 파 5가 좀 어려운 편이라도 그저 길고 오르막이라서 그렇지 비비 꼬아놓은 구석은 없었다. 티박스 앞에 해저드가 종종 나오지만 드라이버로는 무리없이들 넘어간다. 또한 그린의 반쯤을 벙커로 가로막은 식의 디자인은 여전히 어렵긴 하지만 이제 익숙해져서 어프로치샷의 방향만 잘 잡으면 그럭저럭 올린다. 그린도 큰 편이면서 빠르고 고저차가 심해서 나같은 스타일, 퍼팅에 자신있고 대신 롱게임이 늘 약점인 사람은 점수가 그럭저럭 나온다. Dye의 상징인 아일랜드 그린의 파 3 홀은 역시 동코스 8번 (그러니까 17번)에서 등장하며, 그린에 공이 떨어지더라도 주르륵 굴러가버리는 설계다. 우리 네명이 홀컵 2미터 이내로 모두 붙였으나 버디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내 기준에 가장 아름다왔던 홀은 페어웨이에서 주변의 산들이 아름답게 겹쳐보이던 동코스 6번이었다 (모처럼만에 하이브리드 두번으로 그린에 올라갔다고 하는 얘기는 아님). 작년에 레슨을 열심히 받으면서 그전까지는 야드로 보던 거리를 미터로 보게 되었었는데 (즉, 130 야드를 치던 아이언으로 130 미터를 봄) 요즘에 다시 거리가 줄어서 야드로 보고 치니까 그럭저럭 보기는 한다.

좋은 날씨에 흠잡을 구석이 없는 즐거운 코스였으나 어찌된 일인지 사람들 입에서 최고의 코스로 오르내리는 곳은 아니다. 홍보의 문제일 수 있겠는데 그래서 더 마음에 드는 골프장이다. 언론에 자주 등장하지도 않고, 소위 무슨무슨 순위에 언급되지도 않지만 아는 이들만 좋아하는 식. 조식과 점심을 모두 클럽하우스에서 먹었고, 가격과 맛 모두 만족스럽다. 비슷한 느낌을 받는 골프장으로는 송추 cc가 있는데 코스의 아름다움이나 관리상태는 송추의 승, 그러나 골프의 재미 그리고 서울 강남에서의 접근성이라면 단연 비전힐스다. 물론 거기나 여기나 회원이 아니라면 발을 들여놓기가 힘드니 기회가 온다면 절대 거절하지 말아야할 골프장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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