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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날의 계획은 오전에 Thunderhawk 설욕전을 마치고 십분 거리에 있는 Shepherd's Crook 골프장에 가려고 했었다. 그런데 막상 거기에 가서 돈을 치르려고 했더니 (홈페이지에서는 32불이라고 적힌 것을 보고 왔는데) 워크인으로 프로샵에서 달라는 돈은 40불이어서 큰 차이는 아니었지만 살짝 빈정이 상해버렸다. 다시 밖으로 나와서 구글지도를 켜보니 5분만 올라가면 위스콘신주가 나오는데 주경계를 막 지나서 27홀 퍼블릭이 하나 있길래 이리로 왔다. 인당 27불씩 냈으니 오전에 비하면 1/3 가격이었고 (게다가 우리는 27홀을 모두 돌았다), 그러나 프로샵에서 바라본 코스는 싸구려가 아니었다. 관리상태가 썩 좋아보였고, 주변에 주택가가 없는 것도 맘에 들었다.

이 골프장에는 East/North/South 코스가 있는데 북코스와 동코스가 오리지날 18홀이며, Rolf Campbell의 설계로 1987년에 개장했다고 한다. 남코스는 2001년에 추가되었는데 Dick Nugent 설계다. 우리는 남/동의 순서로 18홀을 먼저 돌았고, 이어서 북코스까지 플레이했다. 보니까 북코스는 9홀 플레이만 하려는 이들을 몰아넣는 모양이어서 초보자들이 많아 상당히 밀렸다. 남/동 코스를 3시간 정도에 돌았는데 북코스 9홀에 비슷한 시간이 걸렸으니 황당하지만 그래도 27불에 27홀을 돈 것이다. 홀당 일딸라였으니 가성비로는 숨겨진 보석의 수준. 코스 콜렉터의 입장에서 보면, 내게는 위스콘신주에서의 첫번째 골프장이기도 했다.

홀들이 전반적으로 길고, 도그렉과 언덕으로 비슷한 홀이 거의 없게 잘 만들어져있는데 벙커가 별로 없고, 그린이 동그랗고 평평해서 스코어보다는 샷을 연습하기에도 좋은 코스였다. 그렇다고 그저 앞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식의, 미국 시골동네에 흔한 퍼블릭과는 좀 달랐던 것이 나름 전략을 고민해야하는 디자인이어서다. 어떤 홀들은 황량한 들판에 갈대밭이 무성한 링크스 같다가도 야트막한 언덕을 올라가는 산악형 골프장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플레이하는 도중에도 페어웨이와 그린을 꾸준히 관리하는 모습도 좋아보였는데 그 결과로 잘 관리된 잔디에서 즐겁게 골프를 쳤다. 위스콘신에는 메이저 대회가 열렸던 Erin Hills나 Blackwolf Run 등의 유명한 퍼블릭 코스들이 즐비한 곳이라 언제 기회가 닿는다면 밀워키 정도에 묵으면서 몇일간 골프치러 다녀도 좋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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