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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에 친 Kettle Brook과 같은 주인이 운영하는 퍼블릭 골프장이지만 여기는 설계자가 Donald Ross다. 백년전 미국 골프장을 맛볼 수 있는 곳인데 예전에 여러번 왔었지만 그때마다 비가 세차게 오거나 토너먼트가 있거나 해서 발길을 돌렸었으니 이번이 내게는 첫번째 방문인 셈이다. 프로샵에서 내려다보면 잔디의 상태가 아주 좋아보였고, 좋은 날씨라 동네 할아버지들은 다 나와있는 것처럼 붐볐다. 카트를 포함해서 58불이었는데 미국치고는 살짝 비싸보였지만 가을의 뉴잉글랜드 골프장이라고 치면 적당하다.
도날드 로스의 코스답게 여기는 쉽고 뻔한 홀들 사이에 독특하고 어려운 홀들이 섞여있었다. 관리상태는 좋았으나 전반의 홀들은 좀 단조로와서 양측의 숲을 경계로 앞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식이다. 세컨샷 지점에서 보면 그린 양측으로 벙커가 위치하는 전형적인 도날드 로스 설계인데 살짝 솟아있는 그린은 생각보다 느려서 공을 잘 받아준다. 이게 다행이었던 것이 파 4 홀들이 전반적으로 길어서 하이브리드나 롱아이언 어프로치를 해야했기 때문이다. 후반의 11번부터가 본격적인 어려움의 시작이었는데 왼쪽의 나무를 넘기거나 우측으로 잘라가야 했지만 어쨌든 파를 잡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 이어지는 12번도 티샷이 가운데로 멀리 가주지 않으면 그린을 공략하기 어려웠는데 우측 후방에서 왼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져있는 그린에서는 공을 올렸다고 해도 난감하다. 13번도 200야드에 달하는 파 3 홀이었고, 작은 그린에 공을 정확하게 올리기 어려웠지만 나는 그럭저럭 칩샷으로 파를 잡았다.
아름다운 경치에 즐거운 라운드였지만 기대보다는 좀 심심하구나 싶었던 것이 내가 너무 산악지형 코스에 익숙해서였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이쪽 동네에 멋진 코스들이 많아서 상대적으로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는데 내 감상은 그저 무난했다는 느낌. 11번 홀의 근처에 매점이 하나 있는데 4불짜리 핫도그와 맥주 등을 판다. 좀 비싸다는 느낌인 핫도그였지만 이런 식이 전형적인 미국에서의 골프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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