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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딱 한번만 가봤던 골프장인데 퍼블릭 부킹을 받기는 하지만 거의 멤버들로만 운영하는 모양이어서 살짝 어색함과 부담스러움에 더는 가지 않았던 골프장이다. 그도 그럴 것이, Grafton이라는 동네 주변으로는 더 싸고 괜찮은 골프장들이 즐비한데다가 보스턴 시내에서는 차로 한시간 가까이 가야하는 곳인데 굳이 부담스러워하며 골프칠 이유는 없었다. 이번에도 오전에 Shining Rock에서의 즐거운 라운드를 마치고 오후에는 근방에 다른 곳으로 가려고 했는데 가는 곳마다 무슨 행사가 있다고 뻰치를 맞는 바람에 여기를 오게 되었다. Highfields 컨트리클럽은 Mark Mungeam과 Timothy Gerrish의 설계로 2002년에 개장했는데 월요일 오후임에도 사람들로 붐볐고, 나는 카트를 포함해서 60불이나 냈다. 예전에는 가건물같은 클럽하우스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번에 보니까 으리으리하게 새로 지었다.
주택가에 위치한 골프장의 전형인데 관리상태가 좋아보이는 그린은 살짝 느렸고, 페어웨이의 벤트그래스는 푹신했다. 동네는 산악지형인데 주택들이 들어선 사이로 길을 낸 것이라서 경치가 더 나은 것 같다. 클럽하우스에서 바라보는 블랙스톤 밸리의 경치는 분명 험한 산세인데 둥글게 솟은 산들이 아니라 마치 지평선이 몇겹인 것처럼 똑바른 모양이라 우리나라와는 뭔가 달라보인다. 경치만 보면 결혼식이나 행사를 치르기에는 딱일 곳이고, 골프를 위해 방문하는 우리같은 이들도 60불 이상을 지불할만하겠구나 수긍이 가는 고급스러움이다. 한편, 코스는 상당히 어렵다. 상벌이 뚜렷한 디자인이고, 시작하는 1번은 똑바른 파 5 홀이지만 3번부터는 도그렉에 정확한 타겟으로 공이 가지 않으면 어프로치가 어려워지는 식인데 뉴잉글랜드 골프장에서는 흔히 보던 디자인.
가장 인상깊었던 홀은 산세를 바라보며 내리막 티샷을 하는 13번이었다. 그린 앞에서 우측 도그렉인데 나는 우드로 티샷했지만 동반자는 드라이버로 그린 입구까지 공을 보냈다. 전반적으로 어려웠지만 욕심내지 않으면 크게 스코어를 잃지는 않는다. 나는 예전에는 백을 짊어지고 걸었었는데 어떻게 그게 가능했는지 산세를 올라가고 내려가며, 홀들 사이의 거리도 멀어서 여기는 카트를 타는 것이 맞겠다. 사람이 많았지만 밀리는 일은 없이 4시간 정도에 18홀을 돌았고, 즐거운 라운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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