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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방문한 Wachusett 컨트리클럽과 주인이 같은 골프장인데 Marone 가족이 자기네 농장지대를 골프코스로 개발했다고 한다. 보스턴에서 서쪽으로 한시간 이상을 가야하기 때문에 자주 와본 곳은 아니지만 올때마다 한적한 뉴잉글랜드 시골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곳이었다. 설계자인 Brian Silva는 원래의 농장에 있던 창고나 사일로를 그대로 유지해서 전원적인 풍경을 살렸다. 내가 예전에 플레이했던 것이 2012년 6월 11일이었는데 한산했던 평일 오후에 촌구석까지 찾아온 동양인 남자가 신기했던지 프로가 연습공 한뭉치를 들고 1번 홀까지 따라나와서는 코스에 대해 한참을 설명해주고, 내 스윙도 봐주고 했던 기억이 난다 (덕택에 드라이버샷을 열번도 넘게 했었다). 중간에 핫도그와 콜라를 샀는데 합쳐서 3달러를 냈었으니 이런 저렴한 가격은 (물가가 비싼) 매사추세츠주에서는 놀라울 정도였다. 코스도 경치도, 사람들도, 그리고 음식의 가격도 모두 뉴잉글랜드 시골의 전형이었다.

이번에도 화창한 날씨에 코스의 상태가 최고일 시기에 방문한다. 내 생각에는 Kettle Brook의 경관이 어떤 최고급 컨트리클럽에 비해서도 뒤지지 않는다고 본다. 티박스에서 바라보는 산세는 잡지 표지감이다. 우리는 실버티에서 플레이했는데 전장이 6,600야드 정도가 되고, 파 3 홀들이 190에서 200야드나 나온다. 티박스에서부터 그린까지 잔디상태가 완벽했고, 다만 그린은 보기보다 느렸다. 산악지형이지만 타겟골프라기보다는 적당히 티샷을 받아주는 페어웨이에 두번만에 공을 올리기에는 약간의 트릭이 숨어있는 디자인이라 좀 여럽다. 그래도 성공했을 때의 희열이 느껴져서 내가 Brian Silva 골프코스를 좋아하는 이유다. 저멀리 아래로 티샷해서 운이 좋으면 웨지로 투온도 가능한 11번 롱홀부터 갈대밭을 넘어가는 파 3 홀인 12번, 그리고 농장의 사일로를 바라보며 짧게 잘라가야하는 13번까지가 내 기준으로는 베스트 홀들이었다. 블라인드 홀들이 많아서 페어웨이에서 조금만 시간을 끌었다가는 뒷팀에서 친 공이 날아온다는 단점이 있으나 언제라도 이쪽 동네에 간다면 다시 플레이하고 싶어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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