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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되었다는 것은 더이상 국내에서의 즐거운 라운드는 어려워졌다는 뜻이고, 따뜻한 동남아가 그리워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선배가 놀러가는데 묻어가는 식으로 오랜만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무지 덥고 비가 내리는 시기라 하루에 18홀씩 네번의 라운드만을 잡았다. 골프백을 챙기는 일은 언제라도 즐겁지만 특히 자카르타에 가면 현지에 사는 신** 선배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겨주니까 나는 옷이랑 공만 준비하면 된다.
에메랄다는 자카르타 인근에서는 최고의 회원제 골프장이라고 하던데 River/Lake/Plantation 코스로 이루어진 27홀 코스이고, 여기도 Jack Nicklaus와 Arnold Palmer가 설계했다 (아마 플랜테이션 9홀이 잭니클라우스가 설계한 코스일 것이다). 유러피안 투어의 여러 대회들, 인도네시아 오픈이나 볼보 마스터스 같은 대회가 열렸던 곳인데 2년전쯤에 와본 기억으로는 덥고, 잔디 질기고, 음식은 나름 맛있었던 것 같다. 자카르타 남쪽인 보고르 지역이지만 고속도로에서 나오면 바로 있어서 특히 한국사람들에게 인기인 골프장이라고 한다. 한국어 표지판에다 클럽하우스 메뉴에도 신라면과 팥빙수가 있다. 인도네시아에 주재원으로 나오는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회원제라고도 들었다.
지난번에는 레이크/플랜테이션 18홀을 쳤었고, 이번에는 레이크와 리버코스를 돌았다. 27홀을 다 돌 생각이었으나 이제 나이탓인지 무더위 속에서는 18홀도 버겁다. 그간의 라운드를 이렇게 블로그로 정리하다보면 언제 다시 가보고픈, 뭔가 아쉬운 코스들이 떠오르는데 자카르타 인근에서는 에메랄다도 꼭 다시 가보았으면 했던 골프장이다. 좋은 코스와 분위기에서 오직 문제는 나 자신 뿐이었기에 다시 가면 좀 나을라나 했는데 공을 제대로 맞추게 되니까 GIR은 그리 어렵지 않아서 코스를 좀 더 즐기게 된다. (별로 하는 일은 없어보였지만) 싹싹했던 캐디나 프로샵 직원들, 코스 중간에서 로스트볼을 주워서 팔거나 코코넛을 잘라서 팔던 주민들의 환한 웃음이 자꾸 생각난다.
플랜테이션 코스의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아놀드파머 설계의 레이크와 리버 코스는 판이하게 다른 디자인이다. 우리는 블루티에서 쳤는데 물이 많지만 평탄한 페어웨이라 편안했던 레이크에 비해 리버 코스는 강을 따라서 페어웨이가 돌아나가는데 강쪽으로 경사가 심하게 져있어서 공을 몇개 잃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80대 타수였으니 모처럼만에 흡족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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