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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관힐뷰 골프클럽 (东莞峰景高尔夫球会)은 중국 심천에 골프치러 간다고 하면 (패키지에) 거의 반드시 끼는 곳인 모양인데 공항에서 가까운 것이 이유인지 여행사에 커미션을 많이 주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평이 좋은 편인데 Jim Engh 설계의 36홀로 A, B 코스를 묶어서 오픈코스, C, D 코스를 마스터 코스라고 부른다 (상당히 유치하게 들리면서 지극히 중국다운 발상이다). Jim Engh은 우리나라에도 (정말 황당하게 어려웠던 산악코스인) 장수 골프장을 만들었는데 미국에서도 산악코스의 장인으로 통하는 사람이다. 물론 동관힐뷰의 입지는 평지라서 그렇게까지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하루에 36홀을 돌기로 했으니 오전에 Master 코스를, 오후에는 Open 코스로 돈다.

Jim Engh 코스는 장수 골프클럽을 경험하신 분이라면 (끔찍한) 특성을 기억하실텐데 지형의 특성을 극대화할 뿐만 아니라 페어웨이를 이렇게 저렇게 잘라놓고 벙커도 무시무시하게 만든다. 여기처럼 산악지형이 아니라도 2번과 16번처럼 그린 앞에다가 연못을 파놓고는 경치에 압도되어 주눅드는 티샷을 해야하는 파 3 홀들이 대표적이다. 1번 홀도 파 5로 시작하는데 티샷이 잘 나왔다면 우측의 호수를 넘어 180미터 정도면 투온이 가능하지만 나느 빙 돌아서 쓰리온이 낫다고 보는데 그야말로 전형적인 risk/reward 홀이다. 3번도 가운데 실개천을 두고 좌우로 페어웨이가 나뉘어져 있어서 어렵다기보다는 초보자를 배려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내가 꼽는 최고의 홀은 긴 파 5인 6번인데 투온을 노리는 (그리고 우드를 똑바로 멀리 치는) 장타자라면 티박스에서 그린까지 일직선으로 두번 치면 된다. 레이업이 필요한 (대다수의) 골퍼에게는 S-형태의 더블 도그렉이 되며, 어떤 방향으로 공략하건 깊은 벙커에 잡힐 가능성이 높아서 세번만에 온그린이 매우 어려워진다. 진정한 실력자를 가리는 디자인인데 나는 사실 티샷이 잘 맞아서 왼쪽 페어웨이로 공을 잘 올렸으나 거기서부터 간신히 포온을 했고, 결과는 참담했다. 특히 요즘같이 샷이 들쭉날쭉하고, 스윙에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너무 어려운 코스에 왔다 싶었는데 어차피 처음 와보니까 어려운지 쉬운지 미리 알 도리는 없었다. 하도 요새는 공이 안맞아서 당분간 잔디밟는 것을 쉬고 연습장만 다녀볼까 싶은데 이미 5월에도 십여번의 라운드가 잡혀있으니 난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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