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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도는 코스가 저스틴 로즈와 이안 폴터를 내세운 Rose-Poulter (玫瑰-保尔特) 코스다. 처음 생겼을 당시에는 (데이빗) Duval 코스였는데 지금은 듣보잡 골퍼로 전락해버리는 바람에 이름을 바꾸었을 것인데 그래서 심천 미션힐스의 코스들은 이름만 빌려준 것임이 (적어도 저스틴 로즈나 이안 폴터가 설계에 관여하지 않은 것은) 확실해졌다. 뭐, 아무래도 좋은데 한때 (그것도 타이거의 전성기에) 세계랭킹 1위를 하기도 했던 데이빗 듀발의 이름을 내세워서 만들었으니 길고 어려울 것이 분명했다. 더운 날씨라서 기진맥진했으나 클럽하우스 점심을 먹고나니 좀 살만해진 상태에서 다시 뜨거운 태양 아래로 나간다. 미세먼지가 있는 것은 아니었는데 습기가 올라와서 사진이 좀 뿌옇게 찍힌다.

그런데 이 코스는 길이나 해저드보다 그린 주변의 벙커가 무시무시했다. 내가 솔직히 퍼팅과 숏게임으로 먹고살지만 벙커에 들어가면 파를 잡기가 쉽지 않아서 즐겁지가 않다. 어차피 롱아이언 어프로치로 그린에 공을 올리지 못할 바에는 벙커에 못미치게 끊어가기로 했는데 이런 전략은 또 재미가 덜하다. 산악지형이라 보이는 풍광은 우리나라 골프장들과 비슷한데 비교적 넓은 페어웨이라 자신있게 드라이버를 휘두를 수 있다. 내 기준으로도 파 5 홀들에서 쓰리온이 웬만하면 가능했으니 어렵게 꼬아놓은 코스는 아니다. 오후 시간에는 팀들이 많아서 매홀 기다렸던 것은 좀 아쉬웠어도 내내 비가 쏟아지는 우기에 우리가 방문한 딱 이틀만 날이 좋았으니 붐비는 것도 이해가 간다. 호텔을 심천 시내로 잡았기 때문에 36홀 라운드를 마치고 저녁을 거의 9시에 먹었는데 원래 계획은 마사지를 받고자 했었으나 다들 피곤해해서 숙소로 돌아왔다. 다음에 다시 온다면 골프장에 딸린 숙소에서 자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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