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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Black Bridge 골프리조트에서 즐겁게 운동을 하고는 호텔로 돌아올 생각이었다. 그런데 18홀이 끝난 시각이 오전 11시. 클럽하우스에서 냉커피를 시켜서 마시다보니 함께 라운드했던 체코인 부부가 나온다. 사용하는 이는 별로 없어보이는 라커룸 샤워실에서 씻고 나왔다고 한다. 뭔가 아쉬운 마음에 그들에게 나는 여기서 한바퀴 더 돌아볼까 한다 잘가라 그랬더니 자기들 사는 동네에 괜찮은 골프장이 있는데 원하면 태워다주마 제안하길래 솔깃해서 차를 얻어타게 되었다. 도착한 Golf Club Mstetice는 기대와 달리 무슨 공장지대 한복판같은 분위기였는데 막상 안으로 들어오면 대평원에 링크스답다. 1,300 코루나 그린피를 치르고는 음료수 하나를 사서 1번 홀로 바로 출발이다. 동유럽의 골프코스답게 설계자가 누구인지는 알 수가 없고, Black Bridge에 비해서는 번잡한 동네 퍼블릭이었다 (그런데 홈페이지에서는 마치 회원제인 것처럼 해놓아서 가는 도중까지도 헛탕치고 돌아올까 전전긍긍했으니 역시 나는 A형답다).
그늘이 거의 없는 디자인이라 오전에 비해 확실히 힘들다. 계속 언덕을 오르내려야하는 식인데 공이 페어웨이를 벗어나더라도 좌우에 특별한 장애물이 없으므로 찾아서 러프에서 치면 된다. 여기도 몇몇 홀들에서 고압선이 위로 지나가는데 높이가 낮아서 그 밑에 있을라면 지지직 소리가 나서 무섭기도 하고 골프장의 분위기에 영 어울리지 않았다. 아일랜드 그린도 몇개 있었고, 주변에 유채꽃 농장인지 노란 꽃밭이 있어서 초록의 잔디와의 대비가 멋지다. 제대로 링크스 분위기가 나는 14번과 15번 홀들에서는 주변으로는 언덕과 하늘밖에 없어보이는 광경도 괜찮았다. 나무그늘이 없이 그저 황량하다고 링크스 코스는 아닐 것인데 산을 오르고 내려가야해서 이도저도 아닌듯 이상하다. 주말이라 그런지 다른 이들의 플레이를 보면 모두가 머리올리러 나온 수준. 앞팀은 느리고, 뒷팀은 내가 페어웨이에 서있는데도 티샷을 하는 식이라 좀 정신없었는데 더위에 혼자 묵묵히 걷노라니 힘들긴 힘들었다. 클럽하우스에서 사온 음료수는 체코말로 적혀있어서 아이스커피려니 하고 집었는데 무슨 쓰디쓴 한약같은 거라서 죽지 않으려고 마셨지 내내 속이 느글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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