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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골프장

엘리시안 강촌

hm 2020. 5. 27. 06:59

여기는 행정구역상 춘천이라고 나오지만 경춘고속도로 강촌 ic를 나와서 한참을 가야하는 지역이다. 남이섬이 근처에 있으며, 내 버킷리스트 1순위였던 제이드팰리스가 바로 지척에 있다. LG인지 GS인지가 주인이고, 레이크/밸리/힐 코스로 이름붙은 27홀 골프장인데 나중에 만들어진 밸리 코스가 퍼블릭이라고 한다. 한때 회원제 골프장을 허가받으면 퍼블릭 코스를 하나 만들던지 돈을 따로 나라에 내던지 하던 시절이 있었다는데 어차피 지금은 부킹하면 세개의 코스들중에 두개를 도는 거라서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나는 이번이 네번째인가 방문인데 주변의 산세가 아름답고, 코스는 편안하고 아늑했다는 기억이다. 아무튼 산악지형을 피할 수 없을 입지라 공이 똑바로 날아가느냐가 관건이었는데 한번도 잘친 기억이 없어서 일종의 설욕전같은 라운드를 하러 떠난다. 코스를 누가 설계했는지 찾아보니까 임상하 씨가 나오는데 우리나라 산비탈에다가 페어웨이를 차곡차곡 쌓는 디자인의 원조같은 분이지만 그의 코스에서 불만족한 기억은 별로 없었다. 내 골프가 최근 내리막길을 걷는 반면에 일취월장 발전하고 있는 선** 선생과 함께 쳤는데 그는 인터벌이 길고 너무 신중해서 답답할 때가 있지만 이제는 확실히 나보다 잘친다. 내 최근 라운드들을 복기해보면, 그럭저럭 잘 나가다가 몇몇 홀에서 트리플보기 등으로 망가지기를 반복하는데 폰 리비히의 최소량의 법칙에서처럼 망하는 홀을 줄여야 다시 싱글도 하고 그럴 것이다. 스코어에는 그리 집착하지 않게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말하자면 공이 엉망으로 맞아도 스코어는 나쁘지 않았던 날보다 비록 백돌이 골프라도 샷이 좋으면 다 좋은 거다라고 생각했지만 가끔 이렇게 (생각보다) 잘치는 동반자를 만나면 도전욕이 불끈 생긴다. 멘탈의 문제인데 그래도 일단 공이 제대로 맞은 이후에야 멘탈도 고민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날 우리는 힐/밸리/레이크 순서로 27홀을 다 돌았는데 더운 날씨지만 코스의 상태가 최고일 시기라 층층계단 페어웨이도 아름답게만 보인다. 언제나 나의 훼이보릿 코스는 가평베네스트지만 여기저기 다녀봐도 이쪽 동네의 골프장들은 다 근사하다. 초여름 날씨라서 잔디를 덜 깎아놓았으나 그린이 조금 느린 것 말고는 다 좋았다. 힐 코스에서는 저멀리 북한강과 코스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뷰가 좋았고, 밸리는 도전욕이 솟아나게 길고 어려운 홀들의 연속이었다. 거기에 레이크 코스는 산세와 해저드의 대비가 무척 아름다왔다. 그러고보니 원래 회원제였고, 대회가 열리는 레이크/힐 코스의 조합이 강촌의 (미친) 경치를 감상하기에는 최고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돌면, 인근의 어느 골프장보다도 아름다운 우리나라 산세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날은 모처럼만에 나를 포함해서 동반자 넷이 모두 실력발휘를 한 날이었다. 아마추어의 골프니까 즐거워야겠지만 종종 진지함이 없는 이를 보면 답답하다. 공만 잘 친다고 배려와 매너가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골프장에 왔으면 골프에 열심이면 좋겠다. 스코어보다 내기로 돈따는 것에만 관심있다거나 공을 건드리거나 멀리건, 오케이를 남발하는 라운드도 별로다. 지난 주말에 디오픈 중계를 보는데 중간의 광고를 보니까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자는 T사의 광고 이외에는 도대체 골프를 뭘로 생각하는지 한심한 광고 일색이었다. 공이라고는 쳐본 적도 없어보이는 여자 연예인들이 놀러나온 느낌으로 그린에서 폴짝폴짤 뛰는 것이 요즘 사람들이 생각하는 골프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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