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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의 천국인 경기도 여주를 보면 경쟁이 심할텐데도 다들 비교적 비싼 가격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대개 평균 이상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임충호 씨가 설계한 36홀 회원제인 스카이밸리에서 마운틴 코스는 대중제로 시작하긴 했는데 지금은 구분없이 스카이/밸리 또는 마운틴/레이크 코스의 18홀씩으로 운영한다. 나는 양쪽을 다 여러번 돌아봤는데 (어차피 대단한 인상을 받지는 않았었지만) 스카이/밸리의 조합이 좀 쉬웠던 기억이라 이번에는 마운틴/레이크로 돌아보기로 했다. 주변의 여주신라 cc가 예전에는 인기가 더 좋았었지만 거기는 이제 완전히 퍼블릭이 되어 매일 수많은 팀들을 돌리고 있고, 스카이밸리도 내장객이 적지는 않아도 여전히 회원제를 유지한다.
바야흐로 초록세상인 5월말이라 눈을 들면 경치가 다 근사하다. 마운틴에서 시작한 우리는 우측 도그렉 페어웨이로 공을 다들 잘 보내서는 어프로치를 하는데 그제서야 예전에 와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여기는 잘라가거나 돌아가지 않고 무조건 그린을 노려볼만하게 주변에 장애물이 적고, 다만 커다랗고 울퉁불퉁한 그린에서 다들 고생하는 식이라는 것을. 샷이 정교하지 않은 아마추어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설계인데 그린이 어려운데다 빠르게 관리하고 있어서 재미가 있다. 전반적인 디자인은 산악지형에 계단식이고, 조선잔디를 심어놓아 우리나라 골프장의 전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고보니 처음에 여기가 대영루미나 컨트리클럽이라는 이름으로 개장했을 당시에는 (그러니까 호반건설이 인수해서 스카이밸리가 되기 이전) 이쪽 마운틴/레이크를 정원 코스라고 불렀다는 것이 이해가 된다. 파 3 홀들은 길이가 고만고만하고 비슷하게 (앞에 해저드가 있으면서 140미터 정도) 생겼고, 파 5 홀들이 쉬워보이면서도 의외로 까다로와서 스코어는 별로였다. 샤워실에는 나이가 지긋해보이는 (아마도 회원님들) 분들과 함께 몸에 문신이 가득한 이들도 바글거려서 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이제는 여기가 나쁘지 않은 골프장임을 확실히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