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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음성에 건설공제조합이 만든 27홀 코스인데 2012년 개장이니 이제 막 십년인 골프장이다. 홈페이지에는 사랑/행복/나눔 코스라고 나와있고, Golfshot에서는 각각 Creek/Mountain/Lake라고 구분해놓았는데 나눔 (Lake) 코스는 원래 퍼블릭으로 조성했다고 해서 조금 짧고 어렵다. 나는 이번이 세번째 방문인데 서울에서 가기에 심리적으로 먼 위치이기도 하고, 가성비가 좋다고 소문나서 부킹이 어려운 탓도 있다. 2년전쯤에 사랑/나눔 코스로 돌았었고 이번에는 나눔/행복 코스다. 양용은 프로가 설계에 참여했다고 하는데 정말 그럴 능력이 되어서인지 개인적 친분으로 조금 도와준 건지 모르겠으나 시작할 당시의 모토가 "골프 대중화에 앞장서는 국내 최고의 명문" 골프장을 추구한다니 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인가 싶다. 각종 주니어 대회나 KLPGA 경기도 종종 열렸던 (2014년 YTN 볼빅 여자오픈이 열림) 곳이니 나쁜 곳은 아닐 것이다. 어찌 되었건간에 충북 음성 부근에는 싸고 좋은 골프장이 흔하기 때문에 굳이 코스카를 와야할 이유는 없는데 예전 기억으로는 여기도 평균 수준은 되는데다가 가격도 종종 아주 저렴하게 나오기 때문에 이 날도 그런 이유로 방문하였다. 내려가는 길에 비가 살짝 내리고 있어서 고민했지만 다행히 몇몇 홀에서 이슬비가 내린 외에는 날씨도 경치도 환상적이었다.
평택제천고속도로를 타면 막혀도 한시간 반이면 도착하는데 이렇게 말하면 좀 먼 것도 같지만 용인, 안성, 이천 등지의 골프장을 가는 경우와 비교하면 기껏 십분 정도를 더 가면 된다. 물론 음성 ic를 나와서도 구불구불 산길을 한참 가야하고, 주변에는 아직 식당이나 편의점도 별로 없는 위치라 나는 골프장에 도착해놓고도 담배를 사러 다시 한참을 헤매다녀야 했다. 코스는 본래의 산세와 경치를 잘 보존하면서도 재미있게 만들었는데 수많은 대회가 치러지는 곳임을 감안하면 페어웨이나 그린의 상태도 좋다. 물론 전형적인 한국식 산악 골프장이라 옆 홀과의 간격이 좁은 계단식이고, 다행히 페어웨이는 넓직하고 별로 장난쳐놓은 스타일은 아니나 공을 똑바로 보내지 못한다면 그냥 무너지는 수밖에 없다.
조금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산속에 있지만 오르고 내리고 산을 따라서 도는 홀들이 적절하게 섞여있다. 길지만 넓어서 편안한 홀들이 있는가 하면 전략과 정확함이 필요한 곳도 있다. 드라이버, 롱아이언, 웨지가 아니라 때때로 우드를 꺼내잡게도 되고 숏아이언으로 세컨샷을 할 경우도 생기는데 잘 치고도 재수없이 망쳐버리는 식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그린인데 최근 만들어진 코스의 경향을 반영하듯 엄청나게 넓고 브레이크가 오묘한 어려운 그린이다. 양용은 선수의 설계철학에 대해서는 알 바가 없으나 산속에다가 무난하고 예쁜 골프장을 만들어놓았다는 느낌이다. 그린사이드마다 벙커가 있지만 온그린을 방해하는 목적보다는 옆으로 빠져서 공이 사라지는 것을 막아준다는 느낌? 그러나 어느 하나 코스카를 대표할만큼 인상적인 홀은 없었고, 그저 아름답고 편안하면서 길다. 거기에 평일 오후라 그렇겠지만 이것저것 다해서도 2십몇만원 정도를 지불하고 나오려니 싼 것은 아니라도 코로나 시국에서는 이해할 수 있다. 사실 미국에서라면 2백불 골프장이면 꽤나 좋은 곳인데... 그런 생각을 잠깐 했지만 한국 골프장들이 다들 워낙 좋기 때문에 여기 코스카 정도의 경치와 관리라면 미국에서도 (퍼블릭 중에는) 탑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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